월요일 오후 수정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어르신들의 배움 열기로 뜨겁다. 세계 최초 로봇을 활용한 치매 예방 인지훈련 로봇 시스템 ‘실벗’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어르신은 네 분만 참여토록 했다.
‘실벗’과 함께하는 두뇌튼튼교실 프로그램 시간을 알리는 로봇의 경쾌한 소리에 맞춰 어르신들은 두더지 잡기, 벽돌 깨기 게임 등으로 먼저 소근육과 뇌를 훈련한다. 또 옛날이야기 중 본인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선정해 두 그림 중 틀린 곳을 찾아 체크하는 시간, 곰돌이 한 장면을 4등분, 8등분, 16등분 등으로 쪼개 퍼즐을 손가락으로 끌어와 맞추는 시간을 가진다. 어르신들이 얼마나 진지하고 열심인지 절로 응원이 간다.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은 집에서 교육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부여된 과제를 학습한다. 이후 강의가 더 진행되면 돈의 금액을 맞추거나 단어 회상하기,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해 로봇 팔의 움직임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등 20가지의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강의를 진행하는 작업치료사들은 어르신들의 요구에 부합된 교육 전달을 위해 사전 교육을 통해 프로그램을 익히고 연습하는 등 꼼꼼하게 강의를 준비한다. 성남시는 수정·중원·분당구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 3곳과 노인종합복지관 6곳에서 총 9대를 운영 중이다.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보급해 시행 중이다.
추진 배경에는 AI기반 치매예방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 접점 확대 및 4차 산업혁명시대 선제적 대응이 있다. 성남시는 전체 인구 대비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19.5%로 치매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다. 60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6.74%(추정치매환자수 1만2,301명),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19.85%(3만6,236명)다. 경도인지장애는 현재 치매는 아니지만 인지기능 저하가 있어 치매진행 예방 또는 인지기능저하의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실벗’ 서비스의 강점은 기억력, 주의력, 작업기능의 향상이다. 소그룹 형태로 운영돼 소통을 높이고 개인별 맞춤 콘텐츠 제공, 음성 및 동작 인식 등 로봇의 기능을 콘텐츠에 통합해 전문 인력이 없어도 참여자의 능동적 참여 유도가 가능하다.
치매예방 및 인지강화 프로그램 효과평가를 위해 ‘실벗’을 이용한 인지강화 프로그램 참여자 45명, 기존 인지강화 프로그램 참여자 45명, 무중재군 45명 총 135명을 대상으로 성남시 소재 3개 구의 치매안심센터와 노인복지관 등에서 무중재군을 제외한 두 중재군에 6주간 12회기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효과평가를 실시했다. 효과평가 결과, 실벗 중재군에서 간이정신상태, 신경인지검사, 주관적 기억감퇴, 노인우울 점수에서 유의하게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황을순(신흥2동) 어르신은 “로봇과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고 배움의 기쁨을 전했고 박강지(태평동) 어르신은 “삶의 질이 향상돼 너무 좋고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라수자(신흥3동) 어르신은 “노인들에게 아주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고 송병은(태평동) 어르신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꼭 해야 한다”고 실벗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벗’은 추론 및 판단력을 증진하는 전두엽 특화 콘텐츠, 공간 사고력을 높이는 두정엽 특화 콘텐츠, 기억력 및 언어 이해력을 향상하는 측두엽 특화 콘텐츠로 구성돼 치매 예방효과를 내고 있다.
이영숙 치매예방관리팀장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실벗을 활용한 교육에 어르신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고 즐거워하시니 기쁘다. 앞으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명선 작업치료사는 “어르신들이 한 번도 접해 보지 않은 로봇이라는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신다. 실벗은 게임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학습하는 동안 반응이 좋아 뿌듯함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다. 더 많은 어르신들이 실벗과 함께 치매를 예방하고 이겨나가시길 기원한다. 취재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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