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순환 실천가게 성남시 인증패 © 비전성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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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깨가 쏟아진다”라고 표현할만큼 참깨는 고소한 맛과 향이 제일이다. 기름 작물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해온 참깨는 친숙한 만큼 이를 빗댄 표현도 참 다양하다. 참기름을 100일간 먹으면 모든 병이 완치된다는 중국 속담은 그만큼 참기름이 몸에 좋다는 표현일 것이다.
또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바위 동굴의 문을 여는 주문이 “열려라, 참깨!”였던 것은 참깨가 인류에게 중요한 작물이었다는 방증이리라.
우리나라에서도 참깨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국산참깨가 지난해 수확량이 줄어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왜 그런지 궁금해 주민두레생협(주민두레생활협동조합) 김민호 상무를 만났다.
“주민두레생협이 설립된 지 30년이 넘어가는데 올해만큼 참깨 공급이 어려웠던 해가 없었어요. 냉해와 장마로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와 있습니다.”
국산 참깨 수확량이 줄면서 우리나라 음식에 자주 사용되는 참기름의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두레생협은 한시적으로 유기농 인도 참깨를 수입해서라도 참기름 물량을 확보하려 했지만,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최종 부결됐다.
조합원들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체적 의식을 공유하고 실천함으로써, 설사 참깨 공급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국내산 참기름의 생산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성남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한국친환경농협협회, 두레생협연합회,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 행복중심생협연합회는 ‘플라스틱 포장재 저감 캠페인 공동선언문’을 발표해 기후위기에 함께 대응하기로 약속했고, 올해 3월 두레생협연합회는 성남시로부터 ‘자원순환 실천가게’ 인증패를 받았다.
따뜻한 봄날, 맛깔난 봄나물을 밥상에 올리기 위해서는 고소한 참기름이 정말 중요하다. 인도나 아프리카열대지방에서 수확되는 참깨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건강증진에 좋다고는 하지만, ‘기대하다’라는 참깨의 꽃말처럼 올해는 우리나라에 참깨가 많이 열려서 국내산 참기름을 어디서나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 동굴문이 열리듯 코로나도 물러가고 시민들의 건강한 삶도 활짝 열리기를 바란다. “열려라, 참깨!”
▲ 두레생협의 참기름, 들기름, 볶음참깨 © 비전성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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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