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식물원(은행식물원)에 유리 온실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식물원을 찾던 날은 코끝이 시려 옷깃을 여며야 하는 날이었다. 온실 가는 길에 있는 수생식물원 물이 얼어 있었다. 경사진 길을 오르니 온실이 보였다.
지금까지 본 온실을 떠올리며 온실 문을 열었다. 유리 한 장 사이로 안팎이 갈라질 뿐인데도 그 안의 온도는 밖과 확실히 달랐다. 온실에 들어서니 포근한 이불 속에 들어간 듯 움츠렸던 몸이 풀어졌다.
어떤 식물들이 있을지 궁금했다. 란타나, 쿠페아, 석위, 후바타, 테이블 야자, 브룬펠시아, 드라세나콤펙타, 부겐 빌레아 등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식물들이 온실에서 햇살을 받고 있었다. 무화과는 벌써 속을 드러냈고 레몬도 노랗게 익어 있었다. 애기동백의 꽃봉오리가 귀여웠다.
식물을 보고 이름표를 보며 천천히 걸음을 걷다가 ‘의자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 곳에 딱 의자가 놓여 있었다. 나란히 놓은 의자 세 개가 앙증맞다. 온실 가운데에 데크를 만들어 의자를 놓아뒀다. 의자 앞에는 졸졸 물이 흐르는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 그렇게 의자에 앉아 햇살이 가득한 곳에서 식물들을 보며 한참을 쉬어도 좋을 것 같다.
고개를 들어도 눈이 기쁘다. 온실 위에도 꽃이 피어 있다.
“겨울에는 꽃을 볼 수 없는데 꽃을 볼 수 있어 좋아요. 못 보던 꽃도 볼 수 있고요. 레몬, 금귤, 파파야 등은 열매만 보았는데 나무도 볼 수 있네요.” 온실을 둘러보던 관람객과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한 바퀴 돌며 제일 궁금했던 식물은 크로커스다. 온실 곳곳에 크로커스 이름표가 꽂혀 있었다. 이 식물이 어떻게 자랄까. 삼척 바나나는 열매를 맺을까. 식물의 변화가 궁금해 자꾸 찾게 될 것 같다.
사계절 초록온실은 최근 2년간 총사업비 12억 원(도비 10억 원·시비 2억 원)이 투입돼 건축면적 291m2, 높이 4.5~6m의 단층으로 지어졌다. 온실은 식물 생육상태에 따라 온도·습도·채광을 자동 제어하는 사물인터넷(loT) 시스템이 도입돼 사계절 쾌적한 상태를 유지한다.
사계절 초록온실은 식물원을 찾는 관람객에게 사계절 식물교육과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온실 옆에는 휴식공간도 마련돼 있다. 식물원 내에 화장실도 새로 지어져 이용이 더욱 편리해졌다.
성남시식물원은 총 5만7,700m2 면적에 야생화원, 관목원, 허브원, 약용·식용 식물원, 교목원 등 식물 군락과 정원이 조성된 자연 휴식공간이다. 계절별·월별 체험 프로그램, 목공 프로그램 참여와 산책을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 사계절 내내 초록잎과 꽃을 볼 수 있는 온실이 생겼다. 온실에 104종, 4,462본의 지중해·아열대·난대 식물을 심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사계절 초록온실은 당분간 제한 운영한다. 오전 10~12시, 오후 2~4시에 개방한다. 전면 개방은 추후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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