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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생난에 푹 빠져 산 세월, 대통령상으로 보답받은 최영욱 씨

황화소심 ‘보름달’로 2022 대한민국 난 명품대제전서 대통령상 수상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4/02 [16:0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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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대한민국 난 명품대제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최영욱 씨(성남 고등동)

 

지난 326일, 27일 열린 '2022 대한민국 난 명품대제전'에서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의 최영욱 씨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최영욱 씨는 23년 전 성남에 정착한 이후 고등동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자생난 단지를 조성하고 성남이 자생난의 메카로 불리는 데 기여한 성남인이다.

 

▲ 이번 대회의 대통령상 상패

 

자생난은 온도와 빛 그리고 수분의 생장조건을 갖추어도 발아가 되려면 씨앗이 있는 장소에 난균이 존재해야 한다.

 

게다가 난균이 있는 장소에서 씨앗이 발아에 성공하는 데도 8년 이상 걸리는 특성이 있다 보니 씨앗의 발아율이 아주 낮다.

 

자연상태일 때 자생난의 잎과 꽃은 모두 녹색인데 돌연변이로 인해 다양한 무늬를 가진 잎과 여러 가지 색깔의 꽃이 생겨날 확률 또한 희소하다.

 

이런 희소성과 변이성 그리고 배양가능성에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관상성까지 갖춘 자생난은 한국 춘란(韓國春蘭)으로 불리며 보통 3월 중순에서 4월 말에 꽃이 핀다.

 

최영욱 씨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생난은 중국과 일본의 난과 비교해 중후한 매력의 꽃을 피운다고 한다.

 

▲ 잡색이 섞이지 않고 순수한 노란 색의 꽃에 줄이나 점이 없이 핀 황화소심(黃花素心)

 

이번 대한민국 난 명품대제전에서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은 황화소심(黃花素心)’은 개나리나 유채꽃처럼 샛노란 황색을 띤 꽃을 피워 황화(黃花), 꽃의 색에 잡색이 섞이지 않고 직선이나 점이 없이 맑음을 지닌 까닭에 소심(素心)으로 불리는 품종이다.

 

최영욱 씨의 정성으로 통풍과 빛 수분 그리고 온도가 잘 관리돼 예쁜 노란 꽃을 피워 배양성과 관상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 황화소심을 들고 있는 최영욱 씨

 

최영욱 씨는 난의 미덕을 기다림, 인내라고 했다. 한국 춘란(韓國春蘭)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 가꾸는 정성을 다해야 겨우 첫 꽃을 만날 수 있다.

 

최영욱 씨가 젊은 시절 사업을 하며 여러 어려움을 겪고 병까지 얻어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그를 위로해 주고 근심을 잊게 해준 것이 난이었고 건강을 되찾게 한 것도 난이었다.

 

그는 난을 '생명의 은인'이라 여긴다. 그 이후 최영욱 씨의 난 사랑은 이어졌고 각종 난 관련 대회에서 상을 수상하게 됐으며 이번 대통령상도 그 결실이다.

 

▲ 최영욱 씨가 운영하는 영난원 앞에서

 

난 재배는 초보단계에서 난에 욕심을 내지 않고 꾸준히 배양실력을 쌓은 후 좋은 종자를 구해 실패를 줄이면서 잘 배양하면 상당한 소득도 가능하고, 우수한 종자를 명명하거나 등록하는 것도 큰 보람이라고 한다.

 

2천 점 이상의 한국 춘란이 실려 있는 대한민국춘란명감에 최영욱 씨도 콩처럼 둥근 꽃을 피우는 두화소심(豆花素心) 15개 정도의 한국 춘란을 등록한 바 있다.

 

그러나 최영욱 씨는 어디까지나 한국 자생난에 대한 애정이 우선이어야 하며 소득은 덤으로 부수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영난원 안에서 자라고 있는 한국춘란들

 

힐링을 가져다 주는 반려식물이면서 수익성까지 덤으로 선물하는 난은 도시농업에 적격인 식물이라고 최영욱 씨는 말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아파트의 베란다는 취미로 난을 기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하지만 신축되는 아파트에 베란다가 사라지고 있어 현대인들이 각박한 도시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최영욱 씨는 안타까워했다.

 

성남 지역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자생난 단지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생난 붐이 조성돼 현재 자생난 애호인구가 많다고 한다.

 

성남시의 지원으로 성남시청 1층에서 매년 전시회를 열었는데 코로나 시기인 지금은 열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지금 키우는 난의 꽃을 그의 생애 내에 못 보게 될 수도 있지만 진정으로 난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라면서 이 일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