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25일 시청 온누리홀, 6·25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제73주년 6·25전쟁 기념식장이다.
‘전우, 팔도사나이, 6·25의 노래, 육군가, 진짜 사나이, 전우가 남긴 한 마디, 비목, 단장의 미아리고개’를 연주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지역주민 동아리 ‘중탑앙상블’의 공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그날을 상기했다.
“혈기 왕성했던 그들이 이제 백발에 평균나이 아흔이 넘었다”는 사회자 장보현(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성남지회) 사무국장의 말이 기념식장을 숙연하게 했다.
올해는 국가보훈부에서 새롭게 제작한 제복(흰색)이 생존 영웅들에게 전달돼, 참전용사들은 하얀 제복을 착용하고 6·25전쟁 73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 전 다문화 가족과 일반 가정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아름드리 합창단(이사장 윤금선)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했다. 이어 5세부터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밸리댄스 ‘밸리아리아’팀의 깜찍한 무대가 펼쳐져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성남시 신상진 시장을 대신해 이진찬 부시장이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했다.
6·25 전쟁 당시 수여된 화랑무공훈장은 그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다가 이날에야 그 후손에게 전달됐다. 제5보병사단 고 정계연 육군 중위(유족 정은호)에게 금성화랑 무공훈장이, 제5보병사단 고 허창일 육군하사(유족 허현)에게 은성화랑 무공훈장이 전수됐다.
이어 6·25참전유공자회 안문기·안수범 회원이 성남시장 표창을 받았다. 김동식·여장현 회원은 성남시의회 의장상을 받았다.
김은갑(6·25참전유공자회 성남시지회) 지회장은 신의에 찬 기념사를 전했다.
“3년 1개월이라는 기나긴 6·25 전쟁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으로 포성은 멈췄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큰 희생을 치른 값진 결과입니다.
6·25의 실상을 상기해 다시는 6·25와 같은 참혹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6·25 전쟁 73주년 기념식을 합니다.
이제 우리 참전용사들은 평균나이 92세의 노병이 되었습니다. 국가의 전면에 나설 수는 없지만 6·25정신을 후손에게 반드시 물려줘야 합니다. 6·25 참전국에 고마움을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어 신상진 성남시장을 대신해 이진찬 부시장이, 박광순 성남시의회 의장을 대신해 박은미 부의장이 축사를 했고, 김태년 국회의원, 안철수 국회의원, 김병욱 국회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날 고령의 참전용사 문영준(93·성남동) 어르신은 기억이 날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생생한 전투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1951년 1월 2일 전쟁에 참여했지. 51년 4월 21일엔 6·25 전쟁 중 치열했던 백마고지 옆에 있는 사창리 전투에 참여했어. 중공군에 크게 패했어. 사단 병력이 몽땅 녹았어. 그 후 잔여 병력이 용문산에 대치하고 있다가 후퇴하는 중공군 49사단 1개 군단 병력을 소탕했지. 통쾌했어.”
방극통(89·신흥3동) 어르신은 “백마고지 전투에서 휴전을 맞이했어요. 참혹했어요. 17세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했던 두려움도 컸지만, 용기 있게 열심히 싸웠고, 지금 이렇게 살아 웃을 수 있다”라고 했다.
김은갑(89·단대동) 6·25참전유공자회 지회장은 “서부전선 사천강 전투에서 중공군 2,800명을 우리 해병대 2,500명으로 수도 서울을 지킨 부대”라며 희생의 값진 대가로 지켜낸 나라이기에 더 자랑스럽다고 했다.
6월 5일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됐다.
성남시는 2022년 11월 30일 분당 중앙공원에 6·25 참전유공자 ‘명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했다. 6·25 참전유공자 명비에는 성남시에서 돌아가시거나 현재 생존해 계시는 4,725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성남지회는 현충탑 참배와 초·중·고 학생들에게 평화와 번영을 위한 6·25 전쟁 바로 알기 교육, 전적지 순례행사, 사진전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기억하라!” 잊지 말자!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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