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睡蓮, Nymphaea tetragona, water lilies)은 늪이나 연못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수련의 꽃은 밤이 되면 봉오리 모양으로 오므라졌다가 낮이 되면 다시 꽃잎을 활짝 편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밤에 잠을 자는 연꽃이라 해 수련(睡蓮)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2000년 독일에서는 날씨에 따라 위에 꽃이 오므리거나 닫히는 건물(수정궁)을 만들어 하노버에서 전시했다. 현대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는 수련을 약 250점의 그림에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불교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던 연꽃과 달리 수련은 진창에서나 자라는 식물로 천대받았는데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여왕시대가 되면서 운명이 완전히 바뀌었다.
1837년 영국의 생물학자 존 린들리(John Lindley)가 아마존에서 보통의 수련보다 10배나 큰 거대수련을 발견했고, 위대한 빅토리아여왕을 기념해 빅토리아수련이라고 부르게 됐다.
빅토리아수련은 잎이 넓고 잎맥에도 공기주머니가 형성된 가시투성이의 강한 수련이다. 일반적인 수련이 낮에 꽃을 피우는 데 반해, 단 2박3일 동안만 화려하게 피었다 지는 꽃을 피우는 빅토리아수련은 밤에 꽃을 피우는데 신기하게도 성전환을 통해 자가수분을 피하는 특성이 있다.
물밑에서 서서히 자라던 꽃봉오리는 오후 5시 전후 1차 개화를 시작한다.
첫날에는 하얀 암꽃을 피우고 특유의 파인애플향과 따뜻한 방을 만들어 밤에 활동하는 딱정벌레를 불러들인다. 다른 꽃의 꽃가루를 몸에 묻히고 찾아온 딱정벌레가 들어오면 수분을 하고, 자신은 빨간색 수꽃으로 변신을 시작하면서 꽃을 오므려서 딱정벌레가 자신의 꽃가루를 듬뿍 묻히도록 한다. 다음 날 밤에 꽃잎을 벌려서 날려 보내는데 딱정벌레가 다른 암꽃을 찾아가 자신의 수술 꽃가루로 수정시키도록 한다.
둘째 날 오후 5시가 지나면 수꽃이 붉은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해 밤 9시경 왕관 모양을 형성하는데 흔히들 이것을 대관식을 한다고 한다.
셋째 날 새벽이 되면 꽃잎은 힘을 잃고 축 늘어지고 꽃대도 힘이 약해져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흰색의 암꽃이 붉은 색으로 변하는 과정은 신비롭고, 성전환을 통해 자가수분을 피하려는 빅토리아수련의 전략이 경이롭게 느껴진다.
7월이 되면 신구대식물원에서 귀한 빅토리아수련 꽃을 만날 수 있다. 멸종위기에 놓인 가시연도 이 시기 볼 수 있으니 대표적 수중식물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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