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덕담(德談)… 조선시대는 확정된 사실로 표현 ‘‘계사년(癸巳年) 새해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신다니 축하합니다 ’’ 우리는 흔히 새해 덕담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자 되세요”와 같은 새해 인사를 많이 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표현은 명령형의 인사말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한국학중앙연구원 어문생활사연구소 이종덕 연구원은 ‘조선시대 한글편지 강독회’에서 조선시대 신년 덕담을 연구한 결과, 당시에는 인사말을 명령형이 아닌 확정된 사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요즘 자주 쓰는 형식으로 바꿔 말하면 “새해에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신다니 축하합니다” 또는 “새해에는 병원에 가는 일 없이 재채기도 한 번 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낸다니 축하한다”, “올해는 노력한 만큼 시험을 잘 치르게 돼 연말에 좋은 대학에 들어갈 테니 기쁘구나!” 등의 표현으로 이미 확정된 사실로 새해 덕담(德談)을 주고받았다. 또 사학자였던 최남선(崔南善) 선생은 새해의 덕담은 “그렇게 되라”고 축원하는 것이 아니라 “벌써 그렇게 되셨다니 고맙습니다”라고 단정해서 경하하는 것이 덕담의 특색이라고 했다. 이는 언령관념적(言靈觀念的) 심리에서 온 것으로 우리 선인들은 음성 내지 언어에 신비한 힘이 들어 있어서, ‘무엇이 어떻다’ 하면 말 자체가 그대로 실현되는 영력(靈力)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덕담은 곧, 말하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생긴 세시풍속이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새해 덕담. 나름 의미 있는 새해 덕담이 생각나지 않아 매번 같은 말로 새해인사를 했다면 올해에는 정황에 따라 “금년에 장가 드셨다지요. 축하합니다”, “금년에 부자가 되셨다지요. 기쁜 일입니다”, “금년에 승진하셨다지요. 축하합니다” 등 실현된 것으로 단정해서 새해 덕담을 주고받는 것은 어떨지. 자료제공 ㅣ 한국학중앙연구원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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