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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격40주년 - 성남을 추억하다(2)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그때를 아시나요?

  • 관리자 | 기사입력 2013/03/25 [13:3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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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이 열린 어느 날, 난 마음이 동해 언덕배기 높은 곳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그 집 옥상으로 올라갔다. 

시가지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던 손짓이 멈칫, 피사체 저편으로 잠시 상념에 젖어 든다. 

이 정겨운 것들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이곳도 언젠가는 개발과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될지 모르는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다시는 발 디뎌 볼 수 없는 곳이 돼 그리움만 그윽한 한 장의 사진으로만 남게 된다면….

왼쪽 사진 속 풍경은 1970년대 중원구 은행동의 모습이다. 

삶이 고달팠을 우리의 아버지들은 하루의 피곤을 막걸리 한 사발에 달래고 고단함이 먹물처럼 묻어나는 발걸음으로 저 언덕배기를 올랐겠지. 지금은 사진 하나로만 남은 옛 모습. 까칠해진 손아귀에 새끼들 먹을거리는 챙겨들고 찾아 들었을 시멘트벽돌 천막집 모습이 안쓰럽다.

서울의 개발에 떠밀린 청계천변 사람들을 밤새 퍼날라다 광주군 산등성이를 대충 도저로 밀고 떨구었다는 ‘광주 대단지’가 지금 성남시의 모태가 됐다고 한다.

10살 어릴 적 시절을 떠올리는 50대 초반의 한 시민(남)은 “학교 갔다 오면 족대 하나 걸머지고 대원천으로 달려 나가 목욕도 하고 고기도 잡으며 놀았다.

복정동까지 실개천을 따라가며 잡아온 물고기는 어머니가 라면을 넣고 수제비를 떠 넣어 매운탕을 끓여 주면 가족이 둘러 앉아 맛나게 먹곤 했다”며 그때를 그리워한다.

오른쪽 사진은 그가 천렵하러 다녔을 모란에서 복정동 가는 길목인 수진리 고갯길, 한창 공사 중인 모습이다.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 저편에 접어두었던 알싸한 추억들이 연민, 애틋함, 혹은 즐겁거나 행복했던 기억으로 다시 주워 올려진다.

먼 훗날 그때,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도 저 사진 속 모습으로 자리하지 않을까? ‘모든 잊혀져가는 것들을 나만의 방법으로 소중히 간직해 보자.’ 조용히 내 상념도 그렇게 날개를 접었다.
박경희 기자 pkh2234@hanmail.net

※ 2013년은 성남시 승격 40주년. 내실 있는 성장으로 ‘시민이 행복한 성남’ 재도약 발판을 다지는 해다. 본지는 지나간 40년을 돌아보고 뜻 깊은 미래를 계획하기 위해 이 코너를 마련했다. 70~90년대 사진과 자료가 있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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