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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 지구의 콩팥, 습지

  • 관리자 | 기사입력 2013/08/22 [16:4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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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 콩팥. 지구에도 콩팥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 있다. 늪·강·호수·갯벌과 같은 습지가 그것이다. 습지란 하천·연못·늪으로 둘러싸인 습한 땅으로 자연적인환경에 의해 항상 수분이 유지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 습지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주변의 기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고 해 주목받고 있다. 습지가 기온에 미치는 역할을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습지의 기온이 주변지역의 기온보다 여름에는 낮고 겨울에는 확연히 높았다. 습지가주변의 기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또한 습지식물들이 차곡차곡 쌓여 이탄층이 형성되는데 광합성을 통해 습지식물의 몸속에 저장된 탄소가 방출되지 않고 이탄층에 저장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습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 결과 습지는 숲의 2~7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감소효과를 가진다고 하니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지켜내는 훌륭한 일꾼인 것이다.

아울러 갈대나 연꽃 고마리 같은 습지에 사는 식물들은 육지에서 떠내려 온 질소와 인 같은 유기물을 뿌리로 흡착해 수질정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니 습지는 ‘자연의 콩팥’이자 정화조로 환경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습지는 다양한 생명체에 서식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순환고리를 이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고마운 습지가 개발에 밀려 훼손되고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습지를 육지화하는 개발사업을 시행해 환경운동가들이 우려하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은 습지를 국가에서 사들여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있는데 미시간 주의 경우 습지를 사들이는 데 드는 돈을 모금하는가 하면 미시간 주에 날아오는 철새를 담은 우표를 팔아서 그 이익금을 습지를 사들이고 지키는 일에 쓰기도 한다. 네덜란드는 육지화했던 습지를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다시 원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는 습지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1971년 이란의 람사에서 최초의 국제협약 ‘람사협약’을 탄생시켜 습지보호에 나섰는데 우리나라는 1997년 101번째로 람사 회원국이 됐다.

습지를 보존하는 첫걸음은 습지의 소중함을 깨닫는 일이다. 탄천 옆 습지가 형성돼 있는 성남은 태평동에 탄천습지생태원을 조성해 습지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분당환경운동연합 숯내고마리는 매주 토요일마다 탄천습지생태원에서 습지의 소중함과 습지생태를 알리기 위한 환경교실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습지에서 들어보는 가을소리’란 주제로 습지관련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시원한 가을이 오면 아이들과 함께 탄천습지생태원을 방문해 습지의 고마움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있는 가을 나들이가 될 것 같다.

                                                                                                        김기숙 기자 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