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만들어가는 마을 마을에서 누리는 행복 ‘논골’ 장난기 많은 민결이는 갖고 싶었던 장난감총을 손에 쥐자마자 동네로 나갔다. 만나는 어른마다 “다칠라, 위 험하다”며 걱정을 했다. 며칠 동안 어른들의 걱정을 들은 민결이는 장난감총을 스스로 창고에 넣었다. 민결이 엄마가 마을 SNS에서 장난감총을 걱정하자 마을주민들이 나선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을 떠오르게 하는 이곳은 수정구 단대동에 있는 작은 마을, 논골이다. 2009년, 고향을 주민들이 행복한 마을로 만들겠다는 윤수진 씨(현 논골작은도서관 관장)와 뜻을 같이하는주민들이 모여서 단대우리지역아동센터 설립을 이끌어 냈다. 그동안 모일 장소가 없었던 주민들은 센터에 모여 논골에 필요한 것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고민은 주민 2천여 명의 서명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2014년 3월에 논골작은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도서관으로도 손색이 없는 논골도서관에서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논의되고, 매주 25~30개의 강좌가 열린다. 마을의 다양한 동아리들도 이곳에서 모인다. 논골마을만들기로 동네가 활기를 띠자 주민들은 자신들의 공간 일부를 마을일에 내어놓기도 했다. ‘아지트56.1’은 논골 공동밥상으로, 모임은 물론 손님을 대접하기 곤란할 때 음식을 준비해서 이곳으로 오면 된다.취재 당일에도 생일파티가 예약돼 있었다.작년 논골마을카페에서는 문원중학교의 방과후 활동으로 바리스타 수업이 열렸다. 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학교에 작은 카페를 열었고, 거기서 모인 성금을 재활원에 기부했다. 마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한 아이들은 올해에는 집안 이곳저곳 손길이 필요한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마을 홍반장’이 되기로 했다. 논골 아빠들도 모였다. ‘논골아빠들의 모임’은 든든한지원군으로 하룻밤캠프와 논골축제가 열릴 때 한몫단단히 한다. 논골 아빠 최준집 씨는 아빠봉사대로 활동하면서 주민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그 보람과 기쁨이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고 한다. 논골도서관 김경옥 팀장은 “마을만들기에 참여하면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웃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동네 아이들의 인사가 반갑다”고 한다. 마을활동가 서윤정 씨는 “마을일에 동참하는 것이 자아실현의계기가 되었고, 아이들도 엄마가 마을에서 일을 하는것을 정말 좋아한다”며 흐뭇해한다. 기자는 논골에 가면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특별함은 크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주민들이논골을 오며가며, 이웃과 눈을 마주치며 엮어내는 작지만 따뜻한 일상이었다. 대문이 닫히고 이웃간의 대화도 사라지는 요즘, 논골의 정겨운 일상이 더 멀리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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