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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공공디자인 (2)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3/04 [14:4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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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간판에서 
눈이 편안하고 아름다운 간판으로

>> 튀어야 산다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우리는 남과는 다른 모습으로 돋보이고 싶어 한다. 이런 심리는 건물의 간판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듯싶다.  
‘더 크게 더 잘 보이게’를 외치며 여기저기 형형색색의 간판, 그 안에는 내 것이 더 잘 보여야 한다는 치열한  경쟁과 이기심이 가득 차 있다.

건물이 어떤 모양이든 어떤 색상이든 전혀 상관이 없다. 간판이라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면 개성은 사라진 똑같은 모습뿐이다. 이런 건물들이 줄지어 모여 산만하고 어디하나 시원함이 없는 거리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필자가 이태리의 밀라노를 방문했을 보았던 대부분의 간판들은 화려한 색상도 커다란 글자도 보이지 않았지만 심플하면서 다양한 디자인으로 오히려 한눈에 들어오고 잘 읽혀지며 오래된 석조건물과 조화를 이루는 고풍스러운 멋이 느껴졌다.


>> 아름다운 프랑스 이탈리아 거리

프랑스 파리의 상제리제 거리 역시 통일된 색상과 크기, 최소한의 정보를 표시함으로써 주변과의 조화를 이루는 통일성 있는 간판들로 오늘날의 아름다운 상제리제 거리를 만들었다.
성남시에서도 모란과 태평역 사이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단대동 닭죽촌 민속마을의 환경개선에 테마가 있는 간판으로 조성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시도와 더불어 시민 스스로 간판을 정화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되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룬 통일성 있는 간판크기, 각각의 개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유럽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거리 풍경을 만들어 내어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정자동 카페거리가 좋은 사례이다.


>> 비움을 통한 채움!

이제는 불필요한 요소를 비워내고 그 자리에 여유와 쾌적함을 채워 넣어야 할 때다. 비워냄으로 또 다른 멋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충분히 우리만의 멋이 있는, 아름다운 간판이 있는 거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고 배려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다면 유럽의 아름다운 거리 못지않은 눈이 편하고 즐거운 거리를 걸어볼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김정현/ 성남시청 도시산업디자인팀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