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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절기] 겨울채비

입동 전후 5일 이내 김장 해야 가장 맛있어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10/24 [12:2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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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일 년 농사가 끝나고 겨울채비에 들어가는 음력 시월, 각 가정과 마을, 나라에서는 추수를 감사하고 안녕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렸다.
농가에서는 음력 시월 10일과 30일 사이에 좋은 날을 받아 팥시루떡을 쪄서 마루의 성주신, 부엌의 조왕신 등 집안 곳곳에 머무는 가택신들에게 집안의 평안과 풍요를 비는 고사를 지냈다. 고사를 지낸 후에는 일 년 농사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또 마을에서는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해 동제를 지내고 종묘에서는 맹동제를 지낸다. 국사 시간에 배웠던 고구려의 동맹이나 부여의 영고도 추수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는 제천의식이다.
음력 시월은 먹을 것이 풍성해지고, 산 사람과 신령이 함께 즐기게 되므로, 일 년 열두 달 중에 으뜸가는 달로 여겨 ‘상달(上月)’이라고도 했다.
음력 시월에 드는 절기는 물이 얼고 땅이 얼기 시작한다는 ‘입동(立冬)’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다. 소설 무렵에는 솜바지를 꺼내 입을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 그래서 사람들은 김장을 서두른다.
하지만 김장은 입동 전후 5일 이내에 담그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입동이 지난 후에는 싱싱한 재료도 구할 수 없고, 날씨가 추워져 일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온난화 현상으로 김장철이 많이 늦추어졌다.
입동과 소설 즈음에는 막바지 겨울채비도 한창이었다. 수숫대로 울타리도 치고, 방구들도 고치고, 창호도 다시 바르고, 외양간에 거적도 친다. 먹을거리로는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와 호박오가리를 말린다.
옛날처럼 이렇게 겨울채비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집에 찬바람이 들이칠 곳은 없는지 살피고, 겨울옷도 다시 챙기고, 따뜻한 먹을거리도 준비하고, 부모님 건강도 확인해 보자. 겨울을 시작하는 마음이 훈훈해질 것이다.
전우선 궁궐 문화유산 체험 학습지도사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