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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공공디자인 칼럼(7) 색채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7/24 [15:5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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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에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공디자인과 관련된 도시의 경관, 색채 등의 이야기 12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일곱 번째 시리즈는 공공시설물의 색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도시의 이미지는 화려함이 아니라 정온(靜穩)함이다!

우리는 도시를 흔히 회색의 콘크리트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 도시 어디를 둘러보아도 회색의 콘크리트는 잘 보이지 않는다. 도시의 경관을 결정짓는 가로시설물, 교량, 벤치, 가판대 등 공공시설물 대부분이 저마다 제각기 다른 색상과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금속 재료가 지닌 번쩍이는 색상으로 도시를 덮고 있어 오히려 오색찬란하다고 해야 할까?

선진도시일수록 아름답고 정온한 도시 경관을 지니고 있다. 그 도시들은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적, 인문학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지역색채를 개발하였다. 개발된 색채들 중 주된 색채는 전체 도시경관 속에 묻히는 갈색톤이나 회색이며, 이것들은 자연, 건축물 등과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사진 1, 2> 

공공시설물에 이러한 색을 적용하는 이유는 도시민들에게 시각적 안정감을 주기 위함이다. 과다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 자체의 특성상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 자체가 머리가 아프다. 거기에 공공시설물 마저 원색으로 눈에 띄고자 한다면 결국 도시경관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 버리고 만다. 선진도시들이 선진도시인 이유는 특히 이 점을 잘 파악하여 계획성 있게 실행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자체들도 하나 둘 공공시설물의 색상을 무채색이나 갈색톤의 튀지 않는 색상으로 선택하고 있다. 서울시의 버스승강장은 회색과 황토색 자연목이며<사진 3>, 경기도에서 설치하고 있는 버스승강장 역시 검정색에 가까운 회색이다. 우리 도시도 이미 2006년부터 개발하는 가로시설물에는 짙은 회색을 적용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택시승강장을 시작으로 정온한 공공시설물로 바꾸어 가고 있다.<사진 4>

도시에서의 주인은 시설물들이 아니라 우리 사람이어야 한다. 폭염으로 짜증나는 이 여름에 우리 도시가 선진도시 못지않게 정온한 모습으로 발전하는 즐거운 상상으로 더위를 이겨보자.

이한나_디자인학 박사, 성남시청 도시산업디자인팀 전문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