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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 백로 이야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5/06/24 [13:4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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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이야기
 

 
황새목 백로과에 속한 새에는 해오라기와 황로, 노랑부리백로, 쇠백로, 중백로,중대백로, 흑로, 왜가리 등이 있다. 그 가운데 깃이 흰 것은 백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반적으로 백로라면 중대백로·중백로·쇠백로를 말하는 것이며,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며 머무는 중대백로가 가장 대표적인 백로라 할 수 있다. 중대백로는 온몸이 순백색인데다 여름 깃은 등에서 비옷 모양의 장식깃이 꼬리까지 덮고 있으며 목 하단의 깃도 길어 매우 우아하다.

하천, 호수, 간석지 등에서 눈에 띄며 소나무・은행나무를 비롯한 기타 잡목림에서 집단번식한다.

예부터 백로가 희고 깨끗해 청렴한 선비를 상징해 왔으며, 고결한 흰 깃 때문인지 옛 시조에서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고 할 만큼 늘 깨끗함의 표상으로 그려진다.

옛 그림을 보면 백로 한 마리가 다 시들고 연밥이 매달린 가을 연꽃 아래 서있는 그림이 많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여름 철새인 백로와 가을 연밥은 단번에 연달아 초시와 복시의 과거시험에 급제하라는 축원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한편 ‘용화’와 부귀영화의 ‘영화’가 중국 발음으로 꼭 같아, 같은 백로라도 부용화아래 그리면 부귀영화를 상징한다.

구사도(九思圖) 속 9마리 백로는 9가지 공자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겨 자신의 삶을 돌아보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에 백로의 집단서 식지가 있었는데 최근 사유지 안에 있는 백로서식지의 나무들이 벌목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벌목으로 백로의 알들과 유조들이 땅으로 떨어지고 날갯짓을 해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유조 일부들이 잘려진 나무 위에서 애처롭게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모습이 성남시 자연환경모니터들에 의해 발견됐다.

성남시 환경정책과와 성남시 자연환경 모니터가 벌목장소에 펜스를 설치하고 비슷한 사례를 겪은 고양시 환경백서를 참고해 물웅덩이 2개를 만들어 미꾸라지를 먹이로 마련해 줬다.

또한 부상당한 백로 4마리는 경기도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고 살아남은 유조들이 성장해 무사히 이소할 때까지 환경모니터들이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보호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시민들의 생태환경 모니터 활동의 중요성이 인식되는 계기가 된 이번 일을 통해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검토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 환경훼손이 일어나는 상황에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하는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