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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성남을 말하다] 최첨단 기술과 인문학의 산실이 융복합된 성남시

신익철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지식정보센터 소장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12/23 [13:4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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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병신년 한 해가 가고 정유년이 밝았다.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로 촛불의 함성 속에 선장을 탄핵시킨 대한민국호의 앞날은 과연 어찌 될 것인가? 국가를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하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밀려온다고 한다. 국내외 상황은 이처럼 엄혹한데 각종 경제 지표는 암울하니, 새해를 맞는 심사가 어느 때보다 무겁기만 하다.
2017년은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은 지 20년이 되는 해다. 1997년 나라가 부도 상황에 처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을 때, 누군가가 국채보상운동을 떠올리고 금 모으기 운동을 제안했다. 전국을 뒤덮은 뜨거운 열기 속에 순식간에 모은 많은 금은 외환위기 극복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온 국민의 단결된 힘으로 불과 4년 만인 2001년에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빌린 자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02년에 한일 월드컵이 열렸고, 온 국민의 응원 속에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즈음부터 ‘한국’을 대신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더욱 널리 쓰이게 된 듯하다. 아마도 ‘대~한~민국’이라는 월드컵 응원 구호가 무의식중에 작용한 게 아닌가 여겨진다. 생각해 보면 금 모으기 운동이나 월드컵의 응원 열기가 곧 촛불 민심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서 잠시 우리 성남시를 돌아보자. 성남은 1973년 우리나라 최초로 정책적으로 개발된 인공도시이기에 도시로서의 역사가 매우 짧은 편이다. 급격한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서울로 몰려든 인구 팽창을 해소하기 위해 1968년 서울시의 철거민 정착 주택단지로 성남이 지목되면서 도시 개발이 이뤄졌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들마저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철거민을 이주시킴으로써 항거가 발생했고 경찰의 비인간적인 진압으로 커다란 사회 문제가 야기되기도했다.
이처럼 슬픈 역사로 태동된 성남시는 이후 정책적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도시 규모가 급격하게 확장됐고 그 모습 또한 판이하게 달라졌다. 1991년 분당 신도시가 건설됐으며, 2011년에는 판교 신도시, 그리고 2016년 현재에는 위례 신도시가 건설돼 차근차근 입주 중이다. 올해 성남은 인구 100만에 재정자립도 또한 70.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청년배당이나 무상 교복지원,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도적인 복지 정책에서 달성한 재정자립도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하겠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03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지방의 향토문화 자료를 발굴 분석, 정리해 각 시·군·구별 디지털향토문화대전을 통합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3분의 1이 넘는 지역의 편찬을 완료해 지방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성남시와 함께 손잡고 편찬한 디지털성남문화대전이 첫 시작이었다.
성남시와 함께 한 시범사업의 성공은 향토문화전자대전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데 커다란 밑거름이었다. 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차, 2차 산업혁명이 전기, 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로 대표된다면 4차 산업혁명은 로봇과 인공지능에 기반해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추동할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단계의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생물학, 물리학 등의 과학기술과 더불어 인문학의 융복합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성남의 테크노밸리, 공공지식산업센터 등의 최첨단 기술과 인문학의 산실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창조적 결합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가진 성남시의 2017년이 더 밝게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