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사랑을 가득 품은 행복한 섬김 ‘새벽밥상’

10년째 배식봉사…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 새벽 밝혀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3/23 [13:25]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 새벽밥상 배식봉사 후 함께한 자원봉사자들     ©비전성남

“따뜻한 국밥 드시고 가세요. 오늘은 소고기무국밥입니다.”
모란역 고가차도 아래, 행복한 섬김 새벽밥상은 IMF 여파로 실직해서 직장을 구하기 힘든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생겨났다. 모란역 근처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 새벽 4시 30분 자원봉사자들이 식사용 텐트와 간이주방을 설치하고 100~120인분 식사를 준비한다. 무료 아침배식 봉사는 2006년 선사교회에서 시작한 후 10년째 꾸준히 선사월드디아코니아가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성남시에 주둔한 K-16 미군부대의 교회 장병들과 가족들도 참여하며 성남시민과 성남지역 외국인들의 연합 봉사활동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박국배 목사는 “주변에 생각보다 가난한 사람이 많습니다.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좋아하시는 모습에서 감사함을 느낀다”며 “우리 사회가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나누고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새벽청소를 하고 온 환경미화원 두 분은 “아직 쌀쌀한 새벽날씨에 따끈한 국에 밥 한 술 뜨면 차가운 몸이 확 풀린다”며 “저는 독실한 불교신자인데 교회에서 새벽에 꾸준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종교간 장벽이 허물어졌다”고 말했다.
식사용 텐트 속, 엄마와 함께 국밥과 물병을 신나게 나르는 김진강(수서중 1) 군과 김현강(서울대왕초 5)군은 “엄마의 권유로 나왔는데 좀 더 자고 싶고 짜증나던 마음이 이제는 뿌듯해졌다”며 새벽밥상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천막입구에는 “Good Morning” 인사로 밝게 웃으며 따뜻한 커피와 다과, 양말을 나눠 주는 K-16 미군부대 교회의 장병들과 가족들에게 “Good Morning"으로 인사하는 일용직근로자와 노숙자, 몸이 조금 불편해 보이는 어르신들의 광경이 낯설지 않다.
김영호 미육군 목사는 “관심을 갖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어려운 부분을 보기 어려운데, 선사교회와 함께 봉사하면서 더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작은 나눔으로 누군가에게 희망을 나눠 주는 사람들, 드러내기보다 낮은 자세로 섬김을 실천하며 새벽을 밝히는 숨은 빛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새벽밥상이다.
 
비영리재단법인 선사월드디아코니아 031-723-9411
최미경 기자 cmk1118@hanmail.net, 오창석 기자 ocs2503@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