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미리 냅니다

미리내 운동, 돈보다 사람이 먼저

 기사입력 : 2017/09/21 [14:54]   최종편집 :

비전성남

▲ 성남의 미리내 가게, 동서울대 앞 토스트 가게     © 비전성남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의 초등학생 아이들, 맛있게 먹어요’, ‘중간고사 망친 우울한 대학생, 따뜻한 커 피 마셔요.’

복정동 동서울대학교 앞 토스트 가게, 토스트 값을 미리 낸다는 쿠폰과 고맙다는 쪽지가 한 쪽 벽을 채워가고 있다. 미리내 운동이다.

미리내 운동은 가게에 돈을 미리 내서 다른 사람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사회운동이다. 2013년에 시작해서 지금은 전국적으로 530여 가게들이 동참하고 있다. 음식점, 목욕탕, 동물병원 등 업종도 다양하며, 참여 방법도 여러 가지다.
 
미리내 운동을 시작한 동서울대학교 김준호 교수를 만났다. “기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나서 반응을 보니 기부에 대한 불신이 많았어요. 내가 내는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의심하는 거죠. 기부 이전에 나누는 문화가 일상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이탈리아의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을 보고 우리 식으로 바꾼 것이 미리내 운동입니다.”
 
미리내 운동은 운영조직이나 대표가 없다. 김 교수는 “가게에서 상황에 맞게 나누는 거니까 운영 조직이 필요 없어요. 오히려 가게들을 방해만 할 뿐이죠”라고 한다. 김 교수는 미리내 운동을 알리고, 미리내 가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이어준다. 미리 내는 마음이 미리내(은하수)처럼 번져가길 바랄 뿐이다. 성남에는 중원청소년수련관 지하식당을 시작으로 태평동 중앙시장의 즉석두부, 금곡동의 보청기 전문점, 위례 서일로의 유기농 빵집 등 여섯 곳이 미리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동서울대학교 앞 토스트 가게, 가게를 찾아주는 학생들이 고마워서 학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중, 미리내 운동 소식을 듣고 미리내 현판을 달았다. 벌써 4년째다. 3년 전부터는 동서울대학교에 매달 장학금을 보내고 있다.
 
토스트 가게 사장님은 “나눔이 생활 속에 정착되면 좋겠어요. 거창한 게 아니라 누구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나누면 돼요. 마음으로 나누고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거니까요”라고 한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선뜻 건네는 손님들, 바쁜 중에 미리내 쿠폰이 필요한 사람들을 챙기는 미리내 사장님들, 돈보다는 사람이 먼저임을 알려 준다.

미리내운동 홈페이지 http://www.mirinae.so/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미리내 운동을 시작한 김준호 교수     © 비전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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