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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옷” 자부심으로 전통 한복 짓는 네 자매

‘한 땀 한 땀’ 시침 뜨고 박음질하고 여미는, 섬세한 바느질로 30년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9/21 [15:1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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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첫째 김운자, 둘째 은영, 셋째 한수, 넷째 순옥 씨    © 비전성남
 
“한복의 예쁜 선과 색감이 좋아서 한복을 짓기 시작 했는데... 어느새 30년이 넘었네요.”

수정구 태평동 ‘김수진 한복’은 네 자매가 그곳 한자리에서 한복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전통 한복을 만들고 있다.

첫째 김운자(64) 씨는 디자인, 둘째 은영(61) 씨는 치마 바느질. 셋째 한수(58) 씨는 저고리 바느질. 넷째 순옥(55) 씨는 디자인과 수를 놓고 있다. 네 자매는 모두 한복을 짓는다. 다만 좀 더 아름다운 한복을 만들기 위해 전문적으로 분업을 하고 있다.

이들 자매는 상담부터 사이즈 실측, 한복 제작까지 한 곳에서 진행하는 시스템으로 대를 이은 단골 확보는 물론 소비자에게 옷이 마음에 안 든다는 불평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 실력은 입소문이 나 있다.

그 비결에 대해 운자 씨는 “한복의 특성상 자주 입는 옷이 아니기 때문에 한복을 맞추러 온 손님들이 옷감이나 디자인 선택에 무척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30년 한복을 만든 안목으로 지나치게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몇 년 뒤에 꺼내 보아도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색상을 추천하지요”라고 설명한다.

손님이 완성된 한복을 입어보고 만족해할 때 같이 미소 짓게 된다는 순옥 씨는 “우리가 만드는 한복은 전통한복으로 도소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복과는 다릅니다”라며 “바느질법이 달라서 선이 아름답고, 옷의 원단이나 색감도 달라서 입으면 우아하고 기품이 있지요”라고 말한다. 
 
이들 네 자매가 만드는 한복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한복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려 오래 돼도 빛날 수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는 전통한복이다. ‘한 땀 한 땀’ 시침 뜨고 박음질하고 여미는, 섬세하고 까다로운 바느질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보통 맞춤 한복이 완성되지까지는 상담일로부터 3~4주 정도 소요된다고.
 
한복이 옛날에는 모두의 일상복이었지만, 현재는 설추석 명절처럼 좋은 날, 그리고 결혼식, 부모님의 환갑, 칠순잔치, 아이의 돌잔치 등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 입는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그마저도 한복을 불편해 하며 입기를 꺼린다. 순옥 씨는 손님이 매장에 들어오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한복 입을 일도 없는데...”라고 하면서 한복이 행사 때나 입는 옷으로 인식된 시류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또 그녀는 “ 한복이 결혼식 때 한 번 입고 마는 예복으로만 여기니, 한복의 생명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일 년에 하루라도 전통 한복을 입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전통 한복의 위상은 최근 대중화된 개량 한복이나 생활 한복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 옷이라는 전통이 있고, 예의와 격식이 있어 품위 있고 우아하다. 그런 우리 문화 우리 옷, 한복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져 주길 바라본다.

김수진한복 031-752-4404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