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편견이 눈을 감으면 가슴이 음악을 듣는다

국내 최초 발달장애 드림위드 앙상블이 전하는 꿈과 사랑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10/24 [07:34]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취재를 위해 드림위드 앙상블의 공연장을 찾았다. 짧은 리허설이었지만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듯했다.
‘아! 지금 들은 건 장애인들의 연주였지. 다를게 없잖아!’ 뭔가 다를 거라는 편견, 장애에 대한 무지를 깨닫는 순간 부끄러웠다.

드림위드 앙상블은 국내 최초 발달장애 클라리넷앙상블로 정단원인 김우진, 김하늘, 은성호, 이성엽, 전현준, 정종현 씨와 4명의 준단원, 고대인 지휘자, 그리고 엄마들이다.단원들과 고대인 지휘자는 10년 전 발달장애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 파트와 지도자로 만났다.
 
단원들이 사회에서 연주자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느낀 고대인 지휘자는 엄마들에게 단원들과 앙상블 연주를 하겠다고 제안한다. 자기 세계에 빠져 거기에만 집중하는, 사회성이 현저히 부족한 발달장애 친구들이 조화가 생명인 앙상블연주를 할 수 있을까?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앙상블 연주로 완성하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후 연주곡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기 세계에만 빠져 있는 단원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고 옆 사람의 연주를 듣고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무대에서 연주자로 인정받고 존중받으면서 단원들과 가족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 장애를 뛰어넘는 연주를 이끌어내는 지휘자, 힘들어서 고함치며 주저앉아도 포기하지 않는 단원들, 엄마들의 헌신이 만들어낸 앙상블이다.

흰머리가 늘어가는 엄마들은 힘든 악기를 배우고 대학까지 졸업한 아들들이 사회에서 연주자로 인정받고 자립해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사회적협동조합. 오케스트라에서 독립한드림위드 앙상블은 2015년 3월 성남시 사회적경제창업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성남시로부터 창업자금과 공간을 지원받았다.
 
8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인가, 12월 전문예술법인 지정, 2016년 6월 사회적기업 인증 획득까지 서류심사, 현장실사 등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장애인이 무슨 기업이냐는 부정적인 시선과 염려도 많았다.

드림위드 앙상블은 쉴 틈 없이 달려오면서도 계속 연습했고, 초청연주도 이어졌다. 단원들이 연주에서 느끼는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스토리가 있는 연주, 테마가 있는 연주, 초청연주, 정기연주로 2016년 한 해만 해도 50회에 가까운 공연을 펼쳤다. 그리고 음악에 관심 있고 열정 있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을 연주자로 키우는 발달장애전문 음악교육을 진행한다.

‘편견이 눈을 감으면 가슴이 음악을 듣는다’는 드림위드 앙상블이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편견이 눈을 감으면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면 세상이 변한다. 그 시작을 열어 준 드림위드 앙상블에게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
www.dreamwith.or.kr, 031-718-5458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