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에 밝은 등불 ‘창세학교’

관리자 | 기사입력 2009/09/25 [16:36]

“배움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신 지 560여 년이 지났다. 그분의 뜻을 받들어 어린 백성에게 골고루 한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 있다. 1971년 청계천 철거민 정착지에 천막교실을 연 것을 시작으로 38년을 어두운 곳에 등불이 되어 빛을 비추고 있는 ‘창세학교’(수정구 신흥동)가 그곳이다.

“가갸 거겨 고교 구규…”
창세학교에 가면 한글을 가르쳐준다. 이곳에서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은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각자의 사정에 의해 제때 배우지 못해 한글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 작지만 소중한 꿈을 키워 가고 있다.

글을 몰라 매 맞는 설움 겪어
글 배우며 더 큰 꿈에 도전

“이 나이에 한글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글을 모르니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움츠러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초등과정을 시작해서 지금은 대학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목표를 높여 가능하다면 대학원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말하던 이경옥(52, 은행2동, 가명) 씨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글을 몰라서 남에게 매를 맞기도 했다는 그녀 때문에 한글반 교실은 눈물바다가 됐다. 동병상련이라 했던가. 모두들 비슷한 설움으로 모인 사람들이다.
태평동에 사는 김순애(64,가명) 씨는 학교에 가 본 적이 없다. 학교 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뒤에서 훔쳐보며 울었다. “내 이름 석 자도 못 썼어요. 이곳에 와서 처음 받아쓰기를 했는데 0점을 맞았어요. 이젠 이름 석 자 제 손으로 쓸 수 있고 성경책도 볼 수 있게 되니 얼마나 행복한 지 몰라요.” 눈뜬장님이 이제는 밝은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염 환(55) 교감은 “한글을 모르는 분이 계시다는 게 매우 안타깝다”며  “앞으로 65세 이상의 어르신들께는 무료로 교육해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처음에 이름 석 자 쓸 수 있기를 희망하고 오겠지만 점점 커가는 꿈과 더불어 스스로의 성장도 체감한다. 이런 과정에서 대학 진학도 꿈꾸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자신감도 함께 얻는다. 오늘도 그들은 행복을 낚으러 창세학교로 향한다. 
100여 명의 학생이 모인 창세학교는 38년 전통의 경기도 교육감 인정 평생교육시설이며 저렴한 수업료로 한글뿐 아니라 영어도 배울 수 있다.


박경희 pkh2234@hanmail.net


※ 창세학교 학생 모집  
성인한글반 및 영어반, 검정고시반(중검?고검?대검)을 모집한다. 수정구청 옆에 위치해 있으며 수시입학 가능하다. 창세학교 744-7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