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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돌핀 UP 동아리탐방 - 성남우체국 '상수밴드'

  • 관리자 | 기사입력 2009/12/24 [15:1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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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일은 천직… 음악은 즐기고 사랑은 나누고
성남우체국 ‘상수밴드’

성남우체국(국장 정동호) 집배원으로 구성된 ‘상수밴드’는 음악을 통해 '사람냄새'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실천하고 있어 어려운 이웃에게 언제나 반가운 집배원들이다.
상수밴드는 지난 2000년 이상수·박성봉·조대기·양윤진·김정수·김현국·김중년 7명의 창단멤버로 결성되었으며, 밴드이름은 리더인 이상수 집배원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상수(34·리드기타) 씨는 “우체국 내 집배팀별 노래경연대회에서 기타와 키보드를 이용한 연주가 직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이 밴드를 결성하게 된 동기”라며 “취미모임으로 시작했는데, 좋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다 보니까 언젠가부터 지역의 어려운 이들도 돌아보고 있더라고요” 하며 웃는다.


좋아하는 음악으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

상수밴드 구성원들은 벌써 3년째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달에 한 번은 배달구역에 있는 장애인 생활시설 ‘우리공동체’를 찾아 같이 영화도 보고 쇼핑몰도 구경하는 등 놀아주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들을 위한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하는 사랑과 꿈의 라이브 공연’을 펼쳐 바깥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초청, 서로 친구가 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밴드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공연 중에 여자 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해서 결혼에 골인한 것이라는 이상수 씨. 친구를 따라 잠깐 건반연주를 도와주러 왔다가 상수밴드의 구성원도 되고 집배원도 됐다는 유연흥(29·베이스) 씨. 한 번만 쳐보라며 쥐어준 스틱을 거절 못하고 잡았는데 이제는 기타까지 치며 8년째 상수밴드 주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안천용(31·세컨기타) 씨. 그리고 키보드의 신다혜(25) 씨는 지난 11월 다른 회사로 이직했지만 여전히 상수밴드 연습에 함께하고 있다. 음악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더 좋아서란다.

이렇듯 좋은 사람 16명이 구성원인 상수밴드의 레퍼토리는 거위의 꿈(인순이), 사노라면(노브레인), 담뱃가게 아가씨(윤도현밴드), 밤이면 밤마다(김경호 버전) 등 20여 곡이다. 

상수밴드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팀워크의 깊이를 더해가면서, 창단 첫해 성남우체국 대회의실에서 가진 콘서트를 시작으로 매년 다양한 무대 연주회를 갖고 있다. 연주 실력도 눈에 띄게 탄탄해져 2006년에는 한국노총 근로자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작년에는 ‘성남시민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개최, 기량을 맘껏 뽐내기도 했다.
연말연시, 누구보다 바쁘게 한 해를 보내고 맞는 상수밴드 구성원들에게 소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전국투어를 초청받아 서보고 싶어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콘서트?! 하하하~” 상수밴드 구성원들은 집배원 일을 천직으로 여기면서, 음악을 즐기고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유쾌하고 멋진 젊은이들이다.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