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사 푸엉·최연분 씨

  • 관리자 | 기사입력 2010/01/25 [16:11]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생활・교통 편리… 다문화 여성 일자리 많아졌으면”

“한국 온 지 2주 된 이민자의 위기상황을 상담하면서 전화보다는 직접 만나서 상담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어요. 4개월 된 이민자가 고부간 문제로 상담해 왔을 때는 설득을 했는데 한국어 첫걸음반에 다니면서 고부가 서로 칭찬해 주는 모습을 보니까 제 역할이 중요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성남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는 푸엉(누구엔 티 탄푸엉・24・단대동) 씨는 2006년 2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와서 4남매 중 막내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시어머니는 따로 있고, 4살짜리 아들 동수와 알콩달콩 세 식구가 살고 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시어머니께서 차려 주신 밥상 앞에서, 살던 곳보다 맛있는 반찬이 너무 많아서 무척 좋았다”고 한다. 발음차이로 남편과 의사소통이 잘되지는 않았지만 한국말을 가르쳐 주고 먹는 것을 잘 챙겨주는 남편이 너무나 고맙다며, 아들이 태어나고부터 자신에게 조금 소홀해진 것 같아서 섭섭했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웃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게돼 “2010년은 무엇보다도 기쁜 해가 될 것 같다”는 푸엉씨는, 어색하고 낯설었던 센터 식구들도 이제 익숙해져서 통・번역 역할을 열심히 자신 있게 할 생각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온 최연분(37・복정동) 씨는 1998년 9월 길림성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에 와서 어느새 10살, 8살 된 딸 미리와 아들 순우 남매를 두었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웃는 모습이 5남매의 맏며느리다운 모습이다.

“센터를 찾는 이민자들에게 회원카드 작성과 반 배정을 돕고 상담을 하고 있어요. 위기에 처해있는 이민자 여성들이 상담을 통해 잘 살아 보자고 굳게 약속해 놓고는 갑자기 떠나버릴 때면, 눈물로 며칠 밤 고민도 하지만 매사에 성숙해지곤 해요. 지금은 처음 결혼한 이민자 가족이 밤늦게 전화를 걸어 통역을 요구해도, 다문화 가족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열정을 바칠 각오로 일합니다.”

어느새 11년째가 되다 보니 TV 다큐나 뉴스를 통해 중국을 접하며 자신이 살던 중국의 변해가는 모습을 실감하고 있다며, “기반시설이 잘돼 있는 한국에서는 모든 공과금을 금융창구에서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참 편리하고 신기하다”고 한다. 또 성남은 교통이 발달해서 지하철이나 버스만 타면 쉽게 어디든 갈 수 있어 좋다고.


센터에서 6시에 퇴근하면 아이들과 영화도 보고 공부도 하며 중국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학교의 일일수업도 해서 아이들이 엄마가 중국어 선생님인 것을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돼 다행”이라는 연분 씨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모임도 여러개나 된다고 자랑한다.

앞으로 바람을 물었더니 이렇게 말한다. “언제나 처음처럼 반갑게 대해 주었으면 좋겠고, 제도적으로도 좋아져서 우리와 같은 여성들에게 많은 일자리가 제공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함께 보듬고 가야 할 우리의 숙제인 것 같다.

이화연 기자 |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