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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돌핀 Up 동아리 탐방 - 금곡동 주민자치센터 닥종이인형 만들기

  • 관리자 | 기사입력 2010/02/23 [17:1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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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종이는 무엇인가? 

한지는 닥나무로 만들고, 한지를 닥지라고도 한다. 한지로 만드는 특성상 우리 조상이 생활에 이용해온 민속품이 떠오른다. 교실에 들어서 수작업으로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을 보는 순간, 옛날로 돌아간 듯하다. 문화풍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특이한 표정의 인형들이 반갑게 맞고 있다. 혼례복과 돌복도 한지로 만들어져 있다. 

금곡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았을 때 강명자(52) 강사는 금곡동에서 강의한 지가 9년째라며 단아한 차림과 수줍은 미소로 맞이했다. 지금은 정자동․야탑동에서도 강의를 한다고 한다. 여러 명의 회원들이 옷을 입히기 전의 인형에 한 겹씩 살을 붙이고 있다. 비록 인형이지만 종이로 생명을 불어넣는 모습이 경이롭게 느껴진다. 

닥종이인형은 중년남자조차 작품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 마력이 있다. 지난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공연과 전시는 갈수록 홍수를 이루지만 감동을 받은 사례는 손꼽을 정도로 드물었는데 지난해 전시회 때 한 중년남자가 인형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눈물짓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강명자 강사는 말한다. 

수강생 10여명으로 구성된 닥종이인형 만들기반은 매주 화요일 오전 수업하며 3개월 과정으로 운영된다. 한 개의 인형을 만드는 데 6개월에서 1년까지도 걸려서 주로 재수강을 많이 한다고. 또 이곳을 졸업한 수강생들이 동아리를 만들어서 작품활동을 하는데, 큰 작품을 만들 때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와 강사에게 자문을 구한다고 한다. 

진순자(57·정자동) 회원은 “해외에서 오랜 생활을 하다보니 친지에게 닥종이인형을 선물하고 싶은데, 가격도 비싸고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직접 만들어 주려고 배우게 됐다”면서 한 겹씩 온 정성을 다해 붙이고 있다. 옛날의 일을 기억해 내고,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시간 공들이고 기다리면서 서서히 그 표정을 살려내 사람들에게 감성을 울려 내는 닥종이인형 만들기는 오묘한 우리의 정감을 갖게 하는 예술이다. 기나긴 겨울 지나고 새싹이 움트는 봄, 사람들의 매운 손끝으로 수많은 인형이 태어날 것 같다. 올 가을이면 ‘사랑방클럽축제전’에서 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금곡동 주민자치센터 729-7917
장영희 기자 essay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