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동네 한바퀴] 맛집과 사람들 일상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모여 있는 시흥동·사송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2/24 [10:31]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 01 고급 저택을 닮은 파스타 맛집 02 시흥동 골목길 03 사송동 마을 슈퍼     © 비전성남

 
수정구 시흥동과 사송동 주위를 흐르는 도로변엔 입소문으로 알려진 음식점이 참 많다.
 
짬뽕, 칼국수, 돈가스, 추어탕, 염소요리, 파스타 등 입소문 따라, 맛집 찾아 한 번쯤 가봄 직한 마을이지만 “시흥동 가봤어요? 사송동 알아요?”라고 물으면 “성남에 그런 동네도 있어요?”라고 되묻는 사람들 또한 많다.

도로변에 온통 맛집이 줄지어 있는 시흥동, 사송동을 구석구석 돌아보기는 처음이다. 카페나 식당에 가기 위해 잠깐 들렀던 동네의 골목골목을 돌아봤다. 시흥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화려한 보자기에 싸인 선물을 풀어보는 기분이다. 맛집 주차장은 주차한 차들로 가득한데 그 안쪽은 어떤 모습일까. 선물 포장을 풀고 상자 안을 구경한다는 설렘과 호기심으로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이곳에 마을이 있었어요~!!” 야트막한 야산일 거라는 예상을 벗어나니 다소 호들갑스러운 탄성이 나왔다. 그 안엔 아주 넓은 터가 있었고, 듬성듬성 주택이 있었고, 마을이 형성돼 있었다. 사람들의 일상이 녹아 있었다.

고급 저택을 닮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지나니 시골길은 골프장으로 연결됐다. 처음 도전해 보는 미로 게임을 즐기는 기분이다. ‘골프장이 있는 산길을 지나면 이어지는 길이 있지 않을까.’
 
눈길을 걸어 봄에게 가는 기분으로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겼다. 눈길 위를 자분자분 걷다 보니 다리 하나가 놓여 있다.

시흥1육교다. 육교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시흥동에서 사송동으로 순식간에 넘어왔다. 시흥동과 사송동은 제2경인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시흥1육교로 연결돼 있었다.
 

▲ 시흥동에서 만난 봄(어느 맛집에서 마련해 놓은 차 마실 수 있는 공간)   © 비전성남


시흥동·사송동 골목은 여러 가지 선물이 들어 있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았다.
 
주택이 보이는가 하면 식당이 보였고, 다시 주택이 보이고 카페가 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여러 종류의 사업장이 보였다. 고급저택을 닮은 카페가 있는가 하면 낡은 시골집 정취 그대로에서 커피 향을 내는 카페도 보인다.
 
단조롭지 않은 마을이다. 골목마다 느낌이 다른 곳이었다.
 
동네 한 바퀴 끝자락에서 한옥과 마을 길에 꿋꿋하게 서 있는 330여 년 된 느티나무를 볼 수 있었다. 한옥을 개조한 작은 카페 앞에 있는 느티나무에는 메가폰과 까치둥지가 얹혀 있었다.
 
“아아, 이장이전합니다~”라고, 까치둥지를 타고 온 반가운 소식이 메가폰을 통해 전해질 것 같다.
 
따뜻한 봄을 시샘하듯 눈이 내리고, 화살촉 같은 추위가 극성을 부리던 날이었지만 곧 봄이 올 거라는 소식을 방금 전해 받은 것처럼 처마에 맺힌 고드름이 햇살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노거수에 있는 둥지에 새가 날아와 보수를 시작하는 봄이 저 너머에서 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 별꽃     © 비전성남

 

▲ 사송수목원     © 비전성남


마을을 벗어나 탄천종합운동장 방향으로 걸었다. 한강을 향해 흐르는 탄천을 옆에 두고 걷다 보니 탄천 맞은편으로 사송수목원이 보인다.
 
소사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의 앙상함은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겨울을 말하고 있지만 봄기운을 알아차린 별꽃은 부지런하게 피어나 봄을 즐기고 있었다.
 
탄천과 동시 이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식물과 야생화, 곤충이 서식하는 자연관찰학습장 사송수목원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방문 1시간 전까지 은행식물원(031-729-4319)에 미리 전화 연락해야 한다(주말, 12월 말~2월 미개방).
 
※ 시흥동과 사송동, 금토동은 시흥동 행정복지센터가 관할한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