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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성남청년작가전1 <박주영: 바람부는 날>

삶 속에 축적된 시간의 기억을 은유한 다양한 작품 선보여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3/29 [09:0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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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성남청년작가전이 올해도 성남문화재단 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막을 올렸다. 성남의 청년예술가를 발굴하고 전시 공간 지원 등을 통해 창작활동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려는 목적으로 이어지는 지역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 2021 성남쳥년작가전1 박주영 바람부는 날이 첫 전시를 시작했다.     © 비전성남

 

이번 2021 성남청년작가전의 첫 전시는 <박주영: 바람부는 날>로 3월 26일(금)부터 5월 16일(일)까지 진행된다.

 
▲ 박주영 작가의 2018년 작품 Egoegg series     © 비전성남

 

동양화를 전공한 박주영 작가는 2017년부터 ‘바람’을 키워드로 작업해왔다. 바람과 감정을 획으로 표현한 ‘rhythm’ 시리즈와 바람에 따른 마음과 생각을 구체적인 형상이나 공간으로 구성한 ‘windwishee’, ‘wind,ow’ 등이 대표적이다.

 
▲ 이번 전시는 시간의 기억을 은유한 다양한 실험 작품들이 많다.  © 비전성남

 

이번 전시에서는 삶 속에서 경험한 시간의 흐름을 보존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수많은 획(劃)을 겹겹이 쌓아 표현하는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통해 시간의 축적을 형상화하고 그 속에 담긴 존재의 의미로 드러냈다.

 
▲ 2020 작 Fermata     © 비전성남

 

재료를 변화시킨 작업들은 시간에 대한 조형적 실험들로 이어진다. 대형 비단을 소재로 한 작업부터 3D오브제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태어났다. 특히 기존의 평면에 국한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복합적, 입체적으로 풀어내려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아교포수(채색할 면에 아교를 먼저 발라 안료가 잘 먹도록 하는 작업)를 하지 않아 표면이 매끄럽지 못한 비단에 그려낸 풍경을 통해, 삶의 굴곡 속에서도 온전한 나를 만들어가기까지 시간과 경험을 축적해가는 우리의 인생을 표현한다.

 
▲ 6개의 캔버스로 이루어진 작품 <요새>     © 비전성남

 

갤러리에 들어서자 다양한 작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장 눈에 띄는 <요새>는 소제목이 있는 여섯 개의 캔버스가 하나로 연결된 시리즈로 커다란 전설 속 요새의 정경 같지만, 세밀하게 그려진 빛바랜 풍경과 숨은 듯 보이는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대비되며, 고독하고 처연하게 다가온다.

 
▲ 대형비단 7폭으로 이루어져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    © 비전성남

 

안쪽으로는 무채색의 세밀한 획으로 이뤄진 7폭의 대형 비단들이 고요한 숲처럼 걸려있다.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천장부터 내려오는 희미한 천 위로 쌓인 무수한 붓질들은 위치에 따라 다른 빛을 발해 걸음을 옮기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화려한 채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 비전성남

 

그 옆으로 장지에 화려한 채색의 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왜 작가는 단색이 아닌 화려한 채색을 사용한 것인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 <깊이의 두께>라는 오브제     © 비전성남

 

다른 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옆 <깊이의 두께>라는 오브제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푸른빛이 도는 비단 위에 묵묵히 그린 추상적인 무늬들이 간격을 가지고 겹겹이 설치돼 몽환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 2층은 계절의 끝, soso라는 작품으로 이어진다.   © 비전성남
▲ 2층 전시장 안에서는 바람 잘 날, Abyss, End of time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비전성남

 

2층에서는 현재의 연속성에서 시간뿐 아니라 공간의 존재도 인식하는 최근작 <바람 잘 날>과 특유의 색채감과 톤, 색의 조화를 통해 바람과 시간에 대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한 <Abyss>, <End of Time> 등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 전시 방명록     © 비전성남

 

엄마와 전시 관람을 왔다는 원세빈(초4), 노아름(초4) 친구는 방명록을 적으면서 “오랜만에 전시에 왔는데 그림만 걸려있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그림 속 숨어 있는 동물들이 귀여웠다”라며 전시 소감을 전했다.

 
▲ 2021 성남청년작가전1 박주영 바람부는 날 전시 포스터     © 비전성남

 

전시 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성남문화재단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동시 입장객 수를 전체 수용인원의 30% 이내로 제한해 운영한다. 문의 031-783-8000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