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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공원길로 이어진 금광동과 은행1동

언덕 위에 공원이 있었네, 자혜근린공원·망덕체육공원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5/24 [10:3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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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꽃과 나무로 잘 가 꿔진 공 원길  02 메타세쿼이아와 느티나무 그늘로 이뤄진 공원 쉼터 03 동네 한바퀴에서 만난 어르신들 04 자혜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계단 05 곳곳에 설치된 쉼터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시민들 06 배드민턴장을 이용하는 주민들 07 자혜근린공원에서 망덕체육공원으로 이어지는 망덕보도육교 08 작은 구름다리, 다리를 건너 오르면 망덕약수터와 만난다. 09 망덕약수터 10 망덕정     ©비전성남

 

중원구 은행1동 중부초등학교 앞에서 자혜근린공원을 찾아 나섰다. 어딘가 공원 이정표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두리번거렸지만 이정표는 보이지 않았다. 자혜로는 자혜공원을 따서 만든 도로 이름이 아닐까.

 

이정표 없는 길을 걷다 포차가게에서 우측으로 향하니 빌라 앞 그늘진 곳에서 주민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위로 보이는 가파른 언덕길. 언덕 옆에는 계단이 있고 자혜근린공원(이하 자혜공원)이라 새긴 큰 돌이 서 있었다. 지도가 없다면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자혜공원은 물놀이장에서 시작된다. 자혜공원에는 체력단련시설, 배드민턴장, 별빛광장, 달빛광장, 망덕정이 있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망덕정까지 가는 길은 호화로운 주택의 잘 가꿔논 정원처럼 말끔하고 화사했다.

 

봄에는 색색의 꽃이 길 따라 피고 여름에는 시원한 나무그늘이 드리워지고, 가을에는 유실수에 맺힌 열매들이 툭툭 떨어져 지나는 사람들을 유혹할 것 같은 길이다.

 

우리가 가던 날은 아까시나무와 이팝나무에 하얀 꽃이 피어 있었다. 망덕정에 오르니 비 온 뒤 맑은 날이어서 성남시내는 물론 서울까지 보였다.

 

이미 가파른 계단을 올라왔기 때문인지 망덕정에 오르니 산 정상에 오른 것 같다. ‘남한산성 내에 봉화 등의 용도로 사용된 망덕대가 있었다는 전설이 있음’이라는 안내판이 망덕정에 걸려 있다.

 

망덕정에서 내려와 이정표를 따라 망덕체육공원(이하 망덕공원)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는 길, 바람이 나뭇잎을 톡톡톡 스치는 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볼에 닿는 바람도 좋지만, 나뭇잎에 부딪히는 바람은 소리도 좋다.

 

계단은 육교로 이어진다. 망덕보도육교다. 자혜공원과 망덕공원을 연결하는 육교로, 다리를 건너면 금광동이다.

 

망덕공원은 망덕산(왕기봉) 자락에 있고, 가파른 길, 수월한 길, 여러 갈래의 길 중 목적지에 맞게 선택해 오르면 남한산성, 망덕산으로 안내된다.

 

망덕공원에 들어서자 나무 그늘 때문인지 낮잠이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평상에 누워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햇살을 찾다가 잠이 드는 평온한 한낮. 공원 마당에는 메타세쿼이아 열매가 뒹굴고 있었다.

 

▲ 애기똥풀     ©비전성남

 

▲ 국수나무    ©비전성남

 

작은 구름다리를 건너 약수터로 향했다. 산과 등산로의 경계에서 곧 필 것 같은 국수나무가 줄기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새순의 껍질을 벗기면 국수가닥처럼 보인다 해서 이름 지어진 국수나무. 식재료와 관련된 식물 이름을 들으면 배고픔에 힘들었을 사람들이 떠오른다.

 

줄기를 꺾으면 노란 물이 나오는 애기똥풀에 관한 이야기에 산새 소리를 더하며 도착한 망덕약수터에서 한숨 가다듬으며 올라온 길에서 만난 자연을 이야기했다.

 

다시 망덕보도육교를 건너 자혜공원을 돌아 내려왔다. 자혜로 주변의 많은 가게와 자동차들이 주는 번잡함과 활기에서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공원이 이정표도 없이 숨어 있었다.

 

은행1동 주민들이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보물을 고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처럼 느껴졌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