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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이야기] 탄천의 잠수부 새, 민물가마우지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11/25 [11:0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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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판교환경생태학습원 오영조     

 

겨울이 되면 탄천에는 다양한 물새들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물속에서 부지런히 먹이활동을 하며 살아간다. 그중 물속 먹이사냥을 마치면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새가 있다. 민물가마우지다. 민물가마우지는 왜 그런 모습으로 자주 관찰되는 걸까?

 

민물가마우지는 사다새목 가마우지과의 조류로 온몸이 검은색이라 ‘검은 옷을 입은 새’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에메랄드빛 매력적인 눈을 가진 민물가마우지의 발가락엔 판족이라 부르는 노 같은 물갈퀴가 발달했다. 수영과 잠수 실력이 뛰어나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가마우지의 부리는 갈고리처럼 생겨 한번 잡힌 물고기는 빠져나가기 쉽지 않다.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가마우지류는 수심 30미터까지 잠수할 수 있으며 물속에서 1분 이상 머물 수 있어 ‘잠수부 새’라는 별명도 있다.

 

물에서 살아가는 새의 깃털은 표면의 조밀한 구조 덕분에 발수성을 가진다. 물새들은 허리에 있는 ‘꼬리샘’ 돌기에서 분비된 유분을 깃털에 바르는데 이 유분이 깃털의 내구성과 방수성을 높인다.

 

대부분의 물새는 발수성이 뛰어난 깃털이 있어 깃털과 피부 사이에 따뜻한 공기를 품는다. 그래서 물새들은 물에 떠 있을 때 쾌적함을 중시하는 방어형으로 진화했다.

 

반면 잠수해 물고기를 먹고 살아가는 가마우지는 공격력을 극대화하고자 방수 능력을 포기하는 진화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가마우지에게는 쾌적함보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능력이 더 필요하기에 가마우지는 꼬리샘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고 그 결과 물에 젖도록 설계된 특수깃털은 물속에서 깃털 안 공기를 품지 않아 부력이 생기지 않는 구조다.

 

발수성이 탁월한 물새류의 깃털은 물에서 나오면 금세 마르지만 가마우지는 잠수해 먹이활동을 하고 나면 나뭇가지나 물가 말뚝 같은 곳에 앉아 날개를 펴서 말려야 하는 것이다.

 

민물가마우지는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였지만 지금은 많은 개체수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텃새가 돼 전국의 하천에서 볼 수 있다.

 

사냥솜씨가 뛰어난 가마우지와 어부는 공생관계를 이루며 1300년 이상 함께 살아왔다. 사람들은 가마우지의 목에 줄을 매서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한 후 목에 저장된 물고기를 토하게 해 물고기를 잡았다.

 

최근 전국적으로 민물가마우지의 번식 개체수가 증가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 때문에 국내 강과 호수 등지에서 어부들의 어획량이 줄어들었고 어류 개체수가 줄어드니 반대로 수서곤충 개수가 급증하고 곤충류가 대량발생하는 생태계 교란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민물가마우지 배설물의 산성화로 인한 피해도 환경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예로부터 생활의 동반자였던 민물가마우지가 어쩌다가 이런 골칫거리 새가 됐을까? 무고한 민물가마우지도 참 답답할 노릇이다. 민물가마우지의 개체 증가와 먹이사슬의 변화에 인간은 무관한지 되돌아보게 된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