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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호스피스, 사랑과 존중으로 동행하다

“사람이 소중하죠. 사람의 소중한 가치만 남아요”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11/25 [11:0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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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호스피스 전문자원봉사자. 왼쪽부터 민소영, 성소록, 신일순, 유형순, 김순화,이학재(회장), 김희숙, 김경희, 유은희 씨(코로나19 상황 이전 촬영)     ©비전성남

 

▲ 환우 돌봄     ©비전성남

 

2020년 덥디더운 여름. 사랑하는호스피스(회장 이학재) 유형순 자원봉사자는 성남시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 우연히 이○균 씨의 사연을 들었다. 경제적 어려움, 알코올중독과 간경화 3기, 어려서부터 혈혈단신 불우한 삶은 사람의 온기와 도움이 절실했다.

 

사랑하는호스피스는 이○균 씨를 찾았다. 매일 하다시피 전화통화와 방문이 이어졌고, 이○균 씨는 살아오면서 겪은 아픔과 상처를 쏟아냈다. 똑같은 이야기가 늦은 밤이나 새벽까지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깊은 상처이기에 봉사자들은 한결같이 처음처럼 들었다.

 

하지만 술 냄새는 여전했고 변화의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술 냄새 대신 보글보글 찌개 냄새가 봉사자들을 맞이했다.

 

“선생님, 나처럼 쓸데없는 사람한테 왜 이렇게 잘해 주세요? 제가 사람대접을 선생님께 처음 받아서요. 누가 저 같은 사람에게 선생님이라 불러주며 제 얘기를 들어주고 기도해 주겠습니까?”

 

사랑하는호스피스 봉사자들은 술을 끊고 변하기 시작한 이○균 씨가 그저 고맙기만 했다. 이○균 씨는 이학재 회장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차린 추석상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했고, 함께 다닐 때는 어깨가 으쓱으쓱 아이 같았다.

 

그러나 이○균 씨는 병이 악화돼 올해 5월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균 씨와 사랑하는호스피스의 만남은 사랑과 존중, 피붙이 이상의 애틋함과 각별함이 가득했다.

 

사랑하는호스피스는 외롭고 힘든 상황에 있는 환자와 함께하는 비영리 단체로, 2009년부터 가정방문 호스피스, 호스피스 전문자원봉사 교육, 죽음준비교육과 임종체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상담·강의, 호스피스 인식개선, 병원봉사, 장례지도 등의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가정방문 호스피스는 기관이나 민간단체가 의뢰하는 환자들을 찾아가 건강과 영양 상태를 확인하고 음식을 챙기고 정서심리상담과 사회경제적 지원연결 등 환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지원한다. 2002년부터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이학재 회장과 호스피스 전문교육을 받은 봉사자들이 함께한다.

 

이학재 회장은 “호스피스는 사람의 존재가치를 알려 주는 일이다. 치료가 지난한 병에 걸리면 사람들은 자존감이 떨어진다. 그런 이들에게 당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인지,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함을 알려준다. 하루라도 한 시간이라도 더 평안하고 행복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한다.

 

사랑하는호스피스는 어떤 상황에 있는 환자든 모두 똑같이 소중하고 존엄하다. 십시일반 모이는 후원금으로 최선을 다한다. 이학재 회장은 정기적인 만남뿐만 아니라, 전화와 메시지는 항상 열어두고 눈과 마음은 환우들을 향해 있으며, 위급하거나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간다.

 

김경희 봉사자는 사랑하는호스피스 전문자원봉사 무료교육 안내를 보고 신청했다. 여유를 기다리다 보면 못할 것 같아 바로 활동을 시작한 지 6년이 넘었다. “환우들을 만나는 동안 정말 행복하다. 삶의 원동력이다. 이런 일을 할 수 있음이 너무 감사하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많은 봉사활동을 지켜보고 학생시절부터 봉사를 해온 유은희 봉사자는 “봉사를 다녀오면 때론 몸이 힘들기도 하지만 행복하다. 가족, 지인들과 교육에서 배운 것들을 나눈다”고 한다. 두 봉사자 모두 일을 하기에 시간을 더 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유형순 봉사자는 “호스피스 봉사는 혼자는 못한다. 회장님, 봉사자님들이 서로 힘이 되니까 할 수 있다. 우리가 섬기는 환우 한 분 한 분의 인생이 모두 특별하다, 오랜 세월 많은 일을 겪은 분들이라 말씀 하나하나가 간절하고 진실하다. 만날 때마다 깨달음을 얻는다. 이분들과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것이 도리이고 할 일이다. 이런 만남과 봉사 모두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한다.

 

죽으러 왔다는 전화를 받고 마음을 돌리고 치료를 받고 자활할 수 있도록 보살핀 사연까지 지면에 미처 옮기지 못한 이야기를 들으며, ‘귀히 여기고 아끼는 사랑이 이들에게 온전히 그대로 있음’을, 사람의 소중함과 존엄함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전한다.

 

INFORMATION

사랑하는호스피스

성남시 수정구 성남대로1221번길 13-4(수진동) 사랑하는교회

031-722-3666, lovinghospice@hanmail.net

 

▲ 이학재(왼쪽 두 번째) 회장이 맡고 있는 성남호스피스연합회, 올해 5월 성남시의료원에 성인기저귀 1천 개 기부     ©비전성남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