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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성남아트센터 주변, 온새미길을 따라 걷다

겨울 하늘 아래 갈빛 사이로 선명한 초록잎을 단 대나무를 만나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1/21 [15:0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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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갈빛 사이로 선명한 초록잎을 단 대나무가 온새미길을 안내하고 있다/ 02 콘서트홀 내 카페/ 03 아트센터 내 레스토랑 피글릿/ 04 성남아트센터/ 05 성남아트센터 빛의 계단/ 06 낙엽을 이불 삼아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맥문동/ 07 시민정원 8호 고향의 물레방아정원/ 08 순명의사창의비와 돌마 면장 이근학 송덕비/ 09 휴게데크와 대나무/ 10 다람쥐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마련된 다람쥐 먹이통     ©비전성남

 

‘온새미’, 순우리말로 ‘가르거나 쪼개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상태’의 길을 걷기 위해 성남아트센터가 있는 이매동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트센터 제일 높은 곳, 콘서트홀 옆으로 난 온새미 길을따라 걸어봤다.

 

성남아트센터, 미디어센터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온새미길은 지난가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 위를 겨울이 서성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바싹 마른 낙엽이 바스락바스락… 발밑을 떠난 지난 가을의 추억이 공중으로 울려퍼진다. 바람이 흔드는 대로 흔들리는 잎이 내는 소리와 함께 고요를 깨뜨리는 게 좋았다.

 

자연의 색은 저마다 매력이 있어 나무에 아직 매달려 있는 마른 잎도, 바닥에 떨어져 밟히는 낙엽도 겨울과 아주 잘 어울렸다. 하지만 낙엽길은 미끄럽다. 조심하지 않으면 쿵! 엉덩방아를 찧을 수도 있다.

 

갈빛 사이로 선명한 초록잎을 단 나무가 보였다. 대나무다. 길가, 휴게데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초록 대나무는 겨울에 잠긴 자연의 안전한 쉼을 위해 보초라도 서고 있는 양 초록 눈 반짝이며 올곧게 서 있다.

 

자신을 뽐낼 계절을 기다리는 장미는 겨울화살촉 추위에 맞서기라도 하듯 성난 가시를 뾰족하게 세우고 있다.

 

사람들은 나무에 새집과 다람쥐 먹이통을 달아 놓고 자연에 말을 걸고 있었다. 자연과 고요, 겨울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바퀴 뱅 돌고 나니 성남아트센터다.

 

성남아트센터는 공연, 전시, 다양한 문화강좌로 성남 시민들의 문화 욕구충족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겨울 낮시간이어서 그럴까… 아트센터는 조용했다. 아트센터 내 식당과 카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트센터를 나와 이매역 방향으로 걸었다. 시민정원 8호 고향의 물레방아정원과 그 옆엔 ‘순명의사창의비’, ‘돌마 면장 이근학 송덕비’가 있다.

 

6·25전쟁 때 돌마면 지역 주민들이 ‘의사단’이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이 땅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던져 싸운 것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세운 것이다. 송덕비는 1935~1939년 돌마 면장으로 근무한 이근학 면장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면민들이 1939년 6월에 세운 것이다.

 

근처 주유소 옆길을 따라 걷다가 푸르니 어린이집까지 가게 됐다. 어린이집 건너에 산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또다시 성남아트센터다.

 

길은 여러 갈래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고민하지 말고 일단 걸어보자. 길은 이어져 영장산 종지봉으로 내어지고, 마을이 궁금한 발길은 중앙도서관 방향으로 이어진다. 송림고등학교, 돌마고등학교 사이 길로 내려올 수도 있다.

 

성남아트센터 뒤로 이어지는, 가르거나 쪼개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상태인 길엔 휴게 공간이 더해져 시민들과 숨을 나누고 있다.

 

계절이 햇살 따라 바람 따라 이동하면 겨울 촉은 무뎌지고 몽글몽글한 봄이 찾아올 것이다. 어서 와~ 봄! 반갑다 봄…! 성남아트센터 온새미길에서 서둘러 겨울을 마무리하며 봄을 꺼내본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