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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위암의 원인균, 헬리코박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3/23 [23:1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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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남녀 통틀어 발병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위암은 여러 유전적요인 및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나선균이라고도 불리며,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는 나선 모양의 세균이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변에 있는 오염된 물질이 입을 통해 유입돼 감염되거나, 입에서 입으로 감염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 중 헬리코박터 감염자가 있는 경우 다른 가족에게서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것이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한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일부 환자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염 초기 명치부의 가벼운 통증이나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는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증상이 소실됐다고 하더라도 한번 감염된 헬리코박터균이 저절로 몸에서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며, 많은 경우 위점막에 부착해 지속적으로 증식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만성 위축성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암, 위 변연부 B 세포 림프종 등의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혈액 내 항체 검사, 위내시경 하조직 검사, 또는 요소 용액을 복용 후 내쉬게 한 공기를 모아 검사하는 요소호기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이 중 항체 검사는 과거의 감염과 현재의 감염을 구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실제 치료를 시작하기 위한 검사로는 내시경 조직검사 및 요소호기 검사가 주로 이용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면 약물 복용을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을 제거하는 제균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총 2주 정도 궤양을 치료하는 약제와 항생제를 동시에 복용하며, 정상적인 복용 후에는 70~80% 정도의 환자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완전히 없어진다.

 

제균 약물을 모두 복용하고 4~8주 후에는 세균이 모두 없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재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치료에 실패하는 20~30% 정도의 환자들은 약물을 변경해 2차 제균 치료를 받게 된다.

 

제균 치료 시 부작용으로 설사, 무른변, 미각 이상,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경미하거나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된 소화성 궤양 환자, 내시경 치료를 받은 조기 위암 환자, 변연부 B 세포 림프종 환자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철 결핍성 빈혈,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환자들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어 치료를 권장한다.

 

제균요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소화성 궤양의 재발을 억제하고, 위 변연부 B 세포 림프종은 80% 정도까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며, 조기 위암의 내시경 치료 후 재발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평상시 소화불량, 명치 통증 등의 소화기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 일부는 제균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므로 전문가와 상담 후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최영권 전문의(성남시의료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