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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에서 누리는 문화예술 ‘이매문고’

책, 전시, 강좌로 동네 일상을 풍성하게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4/22 [14:5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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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02 이매문고     

 

▲ 이매문고 복합문화공간 ‘매화나무 두 그루’     

 

▲ 서점친구들 추천도서     

 

쉴 틈 없이 바빴던 날 퇴근까지 늦어지면 시내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이어지는 지하서점으로 간다. 형형색색, 때로는 서툴지만 정감 넘치는 그림들을 보며 피곤했던 하루를 잊는다. 무거운 발걸음을 불러 위로해준 곳은 이매문고 복합문화공간 ‘매화나무 두 그루’다.

 

2012년 문을 연 종합서점 이매문고(대표 전경자)는 2019년 말 매장 일부를 줄여 공간을 꾸미고, 동네이름이자 서점이름인 ‘이매(二梅)’를 그대로 옮겨 ‘매화나무 두 그루’라고 했다. 이후 미술 작품 전시를 중심으로 작가와의 만남, 책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전시는 코로나19 초기 딱 하루를 제외하곤 지금까지 60회 넘게 매일 열린다. 동호회, 단체, 작가들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전시공간을 찾을 수 없었던 시민들, 화실이나 미술학원 학생들도 전시를 할 수 있었다. 애정과 열정으로 작품활동을 하지만 비용과 여러 이유로 전시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이들에게 매화나무 두그루는 요긴하다.

 

전경자 대표는 그림을 그리던 초기 그룹전에서 자신의 작품을 눈여겨봤던 미술관장의 제안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자신도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하리라 다짐했던 전 대표는 매화나무 두그루에서 그 다짐을 실천하며 기획초대전을 개최한다. 동네 주민들도 아이와 함께 감상하면서 도란도란이야기하고 전시가 바뀔 때마다 찾아오기도 한다.

 

전경자 대표의 서점 인생은 IMF 시절인 1999년 남편인 김봉길 대표(중원문고)와 함께 신흥동 종합시장에 중원문고 본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모두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마음 놓고 쉬어보지도 못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시간도 없이 성실함과 가지기보다는 내려놓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왔다.

 

▲ ‘매화나무 두 그루’에서 열린 남궁인 작가 북콘서트     

 

▲ 꼬마작가 책만들기 프로젝트     

 

인터넷서점이 등장하면서 도서정가제가 흔들리고 유튜브, 팟캐스트 등 지식매체가 다양해지자 책과 동네서점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매문고의 매출 감소는 우려스러운 상황, 전 대표는 이익은 없더라도 동네의 지식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지키고 임차료를 내고 오랜 인연의 직원들이 계속 근무할 정도만이라도 유지되길 바라며 매화나무 두 그루를 열었다.

 

20년 동안 성남시의 대표 서점이었던 중원문고 본점도 2019년 4월 문을 닫았다. 지금은 신흥동 교보빌딩 지하 1층 중원문고 드림디포점만 운영 중이다. 부부가 두 곳을 오가며 서점을 지키고 있다.

 

그동안 서점 풍경도 많이 변했다. 눈에 띄는 책을 집어들고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책을 골라 사진을 찍거나 인터넷서점으로 바로 주문하는 손님이 많아졌다. 왜 인터넷서점처럼 할인하지 않냐고 묻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전경자 대표는 할인이 결국은 책값을 높이는 것임을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난처하다. 하지만 꼬마가 어엿한 청년이 돼서 서점에 다시 오고, “아이들을 이 서점에서 키웠다”는 말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

 

무엇보다 아이와 엄마, 아빠가 손잡고 서점에 와서 구경하고 이야기하면서 책을 고르는 모습이 참 좋다. 동네서점에서 그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주고 싶다. 전경자 대표는 올해 이매문고와 중원문고(드림디포점)에서 자체 기획부터 지원사업까지 다양한 예술문화행사를 진행한다.

 

1월에 시작한 미술공예학교 신농학당과 함께하는 미술강좌와 북토크는 12월까지 매월 둘째 주말에 열린다. 

 

미술 강좌는 창작미술 전시반, 내면미술치료와 타로치료가 입문·심화반으로 진행된다.

 

북 토크는 이매문고가 5월 전수민 <이토록 환해서 그리운>과 최삼경 <그림에 붙잡힌 사람들>, 6월 고요한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 7월 이경란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 8월 천경호<아빠의 말공부> 등이 열린다.

 

중원문고는 7월 김미경 <그림 속에 너를 숨겨놓았다>, 8월 윤혜숙 <말을 캐는 시간>, 9월 김의경 <쇼룸>, 10월 권일용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등이 예정돼 있다.

 

이매문고는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꼬마작가 책만들기 프로젝트(초등)’, ‘에세이집출간 프로젝트(성인)’, ‘고전문학 낭독클럽(초3~중학생)’이 김서령 작가의 진행으로 열리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다양한 강좌가 11월까지 열린다.

 

INFORMATION

이매문고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440(이매동)/ 031-708-6555 

중원문고 드림디포점 성남시 수정구 수정로 150(신흥동), 교보빌딩 지하 1층/ 031-723-5900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