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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작가 『비와 비』 출간 기념 북토크

분당 코끼리서점에서 열린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 사업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7/25 [09:5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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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주 작가의 '비와 비' 출간 기념 북토크

 

723일 오후 2시 분당 수내동 코끼리서점(대표 문선미)에서 조영주 소설가의 비와 비; 금오신화 을집출판을 기념한 북토크 겸 강연이 있었다. 이 강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작가회의가 지원하는 작은 서점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다.

 

▲ 조영주 작가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조영주 작가는 2011홈즈가 보낸 편지라는 작품으로 디지털작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붉은 소파로 제12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전업이었던 바리스타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 조영주 작가의 저서

 

작품으로는 어떤 작가, 반전이 없다, 나를 추리소설가로 만든 셜록홈즈, 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등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네이버 연애/결혼 판에 조영주의 로맨스 덕질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 조영주 작가가 준비한 선물

 

▲ 커피선물 포장 작업사진

 

출판 기념회가 열린 강연장의 책상 위엔 조영주 작가의 저서들과 함께 작가가 좋아하는 원두로 직접 로스팅해 만든 드립백 커피와 귀여운 수박 모양 볼펜 선물이 놓여있었다. 12년 경력의 바리스타 경험을 살려 준비한 커피 선물이 인상적이다.

 

나무위키에 소개된 내용을 인용해 자기소개를 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 내용과 관련 자료를 자신의 블로그에 미리 업로드해 강연 참석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작가의 배려가 감동적이었다.

 

▲ '비와 비' 겉표지의 주석

 

비와 비는 작가가 2015년에 몽유도원기라는 제목으로 열흘 만에 초고를 마친 소설이다. 당시 전차책으로 발행됐고 세계문학상 수상하기 전이라 판매가 부진했다고 한다. 이번에 출간되는 종이책은 독자들이 보기 쉽도록 겉표지에도 주석을 실었다.

 

▲ 박비와 이비, 성종의 이야기

 

비와 비는 조선 성종시대를 배경으로 <몽유도원도>에 관한 비밀과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얽힌 이야기를 박비와 이비라는 이름이 같은 두 인물과 성종의 엇갈린 사랑으로 담아낸 역사 로맨스 소설이다.

 

작가는 2015년 성남 소재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 학기 동안 12개 강의를 듣고 역사공부를 하며 많은 흥미를 느꼈다. 특히 <몽유도원도>에 관해서다.

 

▲ 몽유도원도

 

<몽유도원도>는 삼절이라 해 시··화가 함께 있는 종합예술이다. 안평대군의 발문과 당대를 대표하던 22명의 문인의 찬시, 안견의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그런데 <몽유도원도>에는 여러 가지 수수께끼가 있다.

 

첫째는 안견의 생몰년도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안견이 언제 태어나서 몇 살에 이 그림을 그렸는지 기록이 없다.

 

둘째는 <몽유도원도> 발문의 수수께끼다. 안평대군이 꾼 꿈을 바탕으로 적었다는 <몽유도원기>가 계유정난의 예지몽이었다는 것이다. 안평대군은 꿈에서 무릉도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박팽년과 함께 가다가 신숙주와 최항을 만나지만 어느 순간 신숙주와 최항이 사라진다. 이후 계유정난의 사육신 사건을 겪는다.

 

▲ 무계정사

 

셋째는 안평대군이 지었다는 무계정사 이야기다. 안평대군은 북악산에 꿈에서 본 무계정사를 짓는다. 후에 무계정사를 지은 곳이 방룡소흥의 땅이라 해 세조를 음해하고 왕권을 노렸다는 누명을 쓰고 사사당하는 계유정난이 일어난다. 무계정사는 무릉도원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 세 가지 수수께끼를 <몽유도원도>를 중심으로 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20년 후 또 하나의 <몽유도원도>를 제작하고 이것이 앞서 일어났던 사건을 모두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면 어떨까 하는 작가의 상상을 김시습의 금오신화의 두 번째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박팽년이 성종 때 복권됐고 그의 후손이 살아있다는 것이 기본 내러티브다. 이는 성종실록에도 기록돼 있다. 연려실기술의 박팽년에 대한 기록에 박팽년의 아들 순()이 죽을 때 아내와 여종 둘 다 임신 중이었다. 주인은 아들을 낳고 종이 딸을 낳아 목숨을 구하기 위해 서로 아이를 바꾸었고 사내아이 이름을 박비(朴婢)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박비가 17세 되던 해(성종3) 당시 경상도 병마절도사인 이극균(박비 아버지의 동서)이 사연을 알고 박비를 자수하게 해 성종이 박일산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작가는 이 일화를 보고 여종의 딸은 어떻게 됐을까 궁금해 여종의 딸을 이비라고 설정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모두 금오신화의 다섯 가지 이야기인 만복자저포기이생규장전, 취유뷰벽정기, 용궁부연록, 남염부주지를 재해석해 응용했다.

 

▲ 강연을 듣고 있는 참석자들

 

장편소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첫 문장이다. 첫 문장은 작품 전체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독자가 책을 읽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와 비의 첫 부분은 남자 주인공 박비의 매력적인 인물묘사로 시작해 또 다른 여자 주인공 이비와의 관계를 보여주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모든 글쓰기는 자료조사가 중요하다. 특히 역사소설은 자료조사가 더욱 중요하다. 작가는 집필 당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이 소설의 초고를 10일 만에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실록과 대조해 가며 사실과 어긋나지 않게 수정하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한다.

 

어떤 이야기든 한 줄에서 세 줄 정도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로그라인이라고 하는데 로그라인은 소설이나 영화를 소개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와 비의 로그라인은 이비는 자신의 목숨과 사랑하는 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새로운 몽유도원도를 그리기로 마음먹는다로 표현할 수 있다.

 

▲ 나무위키에 실린 조영주 작가 사진

 

조영주 작가는 대중문학과 순문학을 가르는 선은 작가가 글을 쓸 때의 마음가짐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한다. 순문학은 독자를 생각하기보단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데로 써내려 가는 문학이라면 대중문학은 글을 읽는 독자의 반응을 생각하며 플롯을 짜고 디테일을 표현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비와 비는 대중문학이다.

 

▲ 최하나 작가

 

프리랜서 기자 겸 작가인 최하나 작가는 이날 강연을 듣기 위해 인천에서 달려왔다. “조영주 작가님의 북토크나 강연을 자주 찾아다닙니다. 오늘 강연도 너무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동료 작가이자 팬으로서 책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 한 독자가 조영주 작가와 함께한 북토그를 사진에 담고 있다.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책을 구입하고 작가의 사인도 받았다. 작가님과 사진도 찍으며 오늘 북토크의 기록을 남겼다.

 

▲ 문선미 코끼리서점 대표(왼쪽)와 조영주 작가

 

분당 코끼리서점은 수내동에서 20년째 동네서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통서점이다. 코끼리서점의 문선미 대표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더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코끼리서점 문화공간에서는 728() ‘천경호 작가님 초청강연82·9() ‘김동환 독서교육전문가 겸 어린이 책 작가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코끼리서점으로 예약하면 된다.

 

문의: 코끼리서점 031-711-0295

취재 나안근 기자 95n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