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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이야기] 드보르자크 <루살카> 중 아리아 ‘달에게 보내는 노래’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9/06 [09:1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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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의미를 지닌 추석(秋夕)을 앞두고 달과 관련된 오페라 아리아 한 곡을 소개한다.

 

체코의 대표적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는 인간세계의 왕자를 사랑한 물의 요정 루살카의 이야기를 담은 3막의 오페라다.

 

<루살카>의 다른 세계에 속한 두 인물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는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의 내용과 거의 흡사하다.

 

숲속에서 본 왕자와 사랑에 빠진 물의 요정 루살카는 마녀 에지바바의 도움으로 인간이 되지만 왕자와 결혼함으로써 사랑을 얻으려는 계획은 다른 나라 공주의 등장으로 좌절되고,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했기에 에지바바의 경고대로 왕자와 함께 영원한 저주를 받을 운명에 처한다.

 

▲ 오페라 초연 당시 루살카 역을 맡은 소프라노 마트로바.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루살카의 비극적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아리아 달에게 보내는 노래는 호숫가에 앉아 왕자를 그리워하던 루살카가 자신의 사랑을 달이 대신 전해주기를 바라며 부르는 노래다.

 

, 달님이시여! 잠깐만 그 자리에 멈춰 사랑하는 내 님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소서. 그에게 말해 주소서, 그이를 꼭 껴안고 싶다고. 아주 잠깐만이라도 그가 내 꿈을 꿀 수 있도록. 저 멀리 그가 쉬는 곳을 비춰주소서. 누가 기다리고 있는지 그에게 말해 주소서.”

 

높은 하늘에 떠서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달이기에, 멀리 떨어진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그 빛이 닿을 수 있다고 믿기에,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사랑을 달에게 고백하는 루살카의 마음이 애절한 선율과 함께 진하게 전달되는 아리아다.

 

체코어로 된 오페라이지만 안데르센 동화를 알고 있다면 체코어를 몰라도 오페라를 감상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신세계 교향곡>, 현악4중주 아메리칸’, 피아노 모음곡인 <슬라브 무곡>처럼 민속적 색채가 강한 음악들을 만들던 작곡가가 작품 활동 말년, 신화에 관심을 갖고 만든 오페라다.

 

둥근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마음은 동서양의 구분이 없다는 생각이 들며 이번 추석을 기다리는 동안 오페라 <루살카>의 아리아 달에게 보내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속 한두 가지 소원을 챙겨보길, 추석 보름달을 마주해서는 달에게 그 마음을 전해보길 바란다.

 

유튜브에 비전성남 오페라이야기 루살카를 입력하면 오페라 관련 영상과 음악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