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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입양을 말한다

  • 관리자 | 기사입력 2011/05/20 [15:0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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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자나 입양아나 아이를 기르는 것은 눈물겹도록 감사한 일”

지난 5월 11일 입양의날을 맞아 동방사회복지회 성남아동상담소에서 유내희(38) 소장과 인터뷰를 시작하는데 태어난 지 3일 된 남자아기가 겉싸개에 파묻혀 들어왔다. 

미혼모 시설에서 데려온 아기는 아직 너무 여린 몸에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다행히 이 아기는 여아 입양을 원했던 가정이지만 유 소장의 권유로 양부모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해외입양 줄고, 국내입양은 ‘제자리걸음’ 정부는 2007년부터 해외입양아 비율을 줄이고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마다 해외입양 수를 10%씩 줄이는 쿼터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국내 입양 수는 2005년 1,461명에서 2010년에도 1,462명으로 제자리걸음이고 해외입양 수의 감소로 입양이 안 돼 늘어난 입양 대기 아동들만 시설에서 자라고 있다.

입양? 멀게만 느껴졌다면 우리도 다시 생각해 보자. 입양절차가 까다롭다?

전혀 아니다. 
절차는 부부가 상담소를 방문해 입양동기와 부부애, 가족 간의사랑, 유대관계, 아빠의 가치관, 입양 후 경제적·육체적 어려움이 닥쳤을때 아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상담을 통해 합격하면 서류를 접수한다. 

그 후, 전문사회복지사가 가정을 방문해 입양을 원하는 부부의 사고와 가족애, 아기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지 등을 살펴본다. 

이것이 충족되면 실질적인 양부모교육을 한다. 이렇게 해서 아기를 품에 안게 되는 기간은 보통 한 달이내, 빠르면 열흘 정도 만에도 될 수 있다.

“요즘은 불임에 의한 입양보다 본인들이 누리는 게 너무 감사해서 친자가 있지만 입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가 자원봉사를 하면 몇 시간을 바치지만 입양은 자신의 전 인생을 바치는 것이지요. 이런 사랑과 나눔이 있기 때문에 삶이 풍요로운 것 같아요.”

얘기하는 유 소장과 기자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둘째 입양한 이화섭ㆍ임영심 부부 작년 5월 10일 믿음이를 입양한 이화섭(39)ㆍ임영심(39) 부부(사진)도 친자가 있지만 입양한 경우다. 법학과 출신인 이화섭 씨는 현재 IT업체를 운영중이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도 미혼시절에는 성남가정법률 상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가정폭력에 멍든 아줌마들을 보면서 결혼을 안 하겠다고 까지 생각했었다.

교회 성가대를 하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가정을 보며 다시 결혼을 결심할 수 있었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입양을 하고 싶어 했어요. 배우자의 조건이 입양에 동의해 주는 것이었어요. 큰딸은 100일만 키우고 직장에 나갔는데 지금은 믿음이만 키우기 위해 영어강사도 그만 뒀어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내 사랑을 받아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큰 기쁨이죠. 믿음이는 우리의 사랑을 빨아들이고 우리는 주고도 넘치는 큰 기쁨을 누려요.”

쉽지 않을 텐데 공개입양을 택한 이유에 대해 “비밀입양은 본인만 모르고 주변은 다 알고 있어요. 또 본인이 나중에 더 큰 충격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공개를 하기로 생각했어요”라며 많은 고뇌를 한 흔적이 엿보이는 답을 한다.

“친자나 입양아나 키우면서 느끼는 건 전혀 다를 바가 없고 아이를 기르는 부모 입장에서는 눈물겹도록 감사한 일” 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포대기에 싸여 양부모를 찾는 아기들이 있다. 3개월 이내 가정을 찾지 못하면 대부분은 입양이 어려워져 보육원 시설에서 자랄 수밖에 없다. 우리의 용기와 결단으로 한 생명이 축복과 관심속에서 자라도록 눈길을 돌려보자.

동방사회복지회 성남아동상담소 747-3453

구현주 기자 sunlin-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