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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10)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3/04 [15:2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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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눈 관리, 이렇게 하자 

- 속눈썹이 눈동자 찌르는 ‘덧눈꺼풀’은 오래 두면 각막 손상과 난시 생겨
- 약시는 어려서 치료해야 효과가 가장 좋고 어릴 때 시력관리 중요

○ 덧눈꺼풀 = 아래 눈꺼풀의 속눈썹이 눈의 검은 동자를 찔러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속눈썹이 찔러 눈을 자극하게 되면 가렵고 이물감이 생겨서 자주 비비거나 눈곱이 낄 수 있다. 자주 눈물이 고이며, 밝은 곳에서 눈을 잘 못 뜬다. 특히 공부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시선을 아래로 두면서 속눈썹이 검은 눈동자를 더 자주, 심하게 찌르기 때문에 더 쉽게 눈이 피로해진다.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각막이 헐거나 난시가 생기기도 한다. 수술로 치료하며, 수술흉터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 선천성 안검하수(눈꺼풀 처짐증) = 윗눈꺼풀을 위로 올리는 근육의 힘이 약해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는 증상이다. 처진 윗눈꺼풀이 시선을 가리면 약시가 될 수 있고, 난시 등의 굴절이상도 생길 수 있다.

○ 굴절이상(근시·원시·난시) = 먼 곳은 잘 보이지 않지만 가까운 곳은 잘 보는 ‘근시’, ‘원시’, 그리고 ‘난시’를 말한다. 약시가 없는 단순한 굴절이상인 경우, 안경을 쓰면 잘 보이고 안경을 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동양인은 인구의 약 75%가 근시라는 보고도 있다.
어린이들은 굴절상태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한다. 생후 직후에는 원시가 많다가 빠르면 4~5세, 늦으면 사춘기 정도부터 근시로 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안과에서 정상 진단을 받더라도, 내년에는 근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성장기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
TV를 볼 때 눈을 자주 찡그리고 가까이 가서 보면 근시를 의심해야 한다. 고도근시는 유전되므로, 가족도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과검사는 출생 직후부터 시작해야 한다. 1살 때 한쪽 눈의 백내장을 발견해 치료한다 하더라도 이미 약시가 심해 그 눈은 평생 못 쓸 수도 있다. 그만큼 안과 검사를 받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굴절이상이 있으면 맞는 안경을 써야 한다. 일단 안경을 써서 망막에 깨끗한 상이 맺혀 시력이 발달하는 데 적절한 자극이 주어져야 한다. 음식을 먹어야 몸이 자라듯이 깨끗한 상이 망막에 맺혀야 시력이 발달한다.
아이가 근시 진단을 받고 안경을 쓰기 시작하면 수시로 시력과 안경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6개월에 한번은 안과에서 시력검사를 받고, 눈의 상태가 달라졌을 경우에는 안경을 바꿔줘야 한다. 굴절이상이 형제에게 같이 있는 경우가 많아 형제 중 한 명의 굴절이상이 발견되면 나머지 어린이도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라식수술은 성인이 된 후에 하는데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된 상태라야 라식수술을 해 안경을 벗을 수 있다.

○ 약시 = 잘 볼 수 있는 눈인데 어려서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되지 않아 잘 보지 못하게 된 경우다. 약시는 크게 사시, 굴절이상, 매체혼탁 등 3가지 원인으로 생긴다. 
첫째, 사시일 때는 두 눈의 정렬 상태가 달라서 보이는 것이 서로 다르므로 사시가 있는 눈에서 들어온 영상을 무시하게 되어 한쪽 눈의 시력이 발달하지 못한다. 둘째, 굴절이상이 있는 눈에서는 망막에 깨끗한 상(像)이 제대로 맺히지 못해 시력발달에 필요한 자극이 부족하게 된다. 셋째, 백내장이 있으면 뿌옇게 된 렌즈 때문에 망막에 상이 제대로 맺히지 못한다. 백내장으로 인해 뿌옇게 변한 상은 아주 강한 약시를 만드는 자극으로 알려져 있다.
일찍 발견해서 치료하면 약시는 많은 경우 치료될 수 있으며, 하루라도 일찍 치료를 시작할수록 시력이 좋아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안과에 가지 않고 약시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아이가 스스로 한 눈이 안 보인다고 하는 일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육안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 사시 = 보통 정면을 볼 때 두 눈의 까만 동자가 모두 눈 가운데에 있는 것이 정상이지만 한 눈은 정면을, 반대 눈은 눈의 안쪽·바깥쪽, 위쪽·아래쪽 등 다른 방향을 향한 상태를 사시(사팔)라고 한다. 사시는 어린이의 약 2%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다.
특히, 사시와 관련돼 고개가 기울어질 수 있어 고개가 기울어진 아이는 안과 진찰을 받게 해야 한다. 사시로 인한 고개기울임 환자가 실제로 몇 년 동안 물리치료 받고 오래 깁스 하고 심지어는 목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섣불리 판단해서 병을 키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의 사시는 그냥 놔두어도 커가면서 좋아진다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좋아지는 경우는 실제 사시가 아니고 사시처럼 보이는 가성사시인 경우다. 사시는 치료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두 눈을 함께 써서 보는 양안시, 입체시가 안 되고 약시로 될 수 있다. 부모가 사시 여부를 확실히 알기는 힘들며, 어린이에게 안과 이상이 있으면 나머지 가족도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황정민 교수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눈은 평생의 가장 귀중한 보물과 같다”며 “방학이나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검사와 치료를 받아 건강하게 자녀의 눈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끝>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황정민 교수

※ 이번호를 끝으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진의 건강칼럼을 마칩니다. 
  다음호부터는 응급의료처치 방법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