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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통장님 ③ 단대동 1통장 황 민 숙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3/24 [13:4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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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즐거운 일에 이제 첫 걸음을 내디뎠네요”

독거노인 음식 초대 외에도 통장월급은 
어려운 청소년들 우유값으로 지불하는 등 선행
 

"남들도 많이 하는 일이고 신문에 낼 정도로 대단한 일도 아닌데…. 제가 식당업을 하고 있으니까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어르신들께 한끼 식사대접하는 것뿐이어서 이렇게 가끔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어요.”

단대동 1통 황민숙(46) 통장은 한 달에 한번씩 단대동 내 독거노인 10여 분을 초대해 식사대접을 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작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열심히 살았지만 그동안은 홀시아버지와 두 아이 돌보느라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는 황 통장. 그런 그녀가 이렇게 노인들에게 식사대접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단대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경로잔치에 참여하면서부터라고 했다.

“크게 잔치를 열어드리진 못해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것이 독거노인 식사초댑니다.”

황 통장은 단대동 내의 60여 분 독거노인을 고루 살펴서, 거동에 어려움이 없는 분은 매달 10여 분씩 직접 식당으로 초대하고, 거동이 불편한 분한테는 음식을 정성껏 포장해서 배달하고 있다.

이날 식사대접을 받은 김영숙(75) 할머니는 “우리 노인네들을 위해 이렇게 베풀어 준다는 것이 매우 감사하고, 맛있는 음식대접을 받으니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벌써 세 번씩이나 초대받아왔는데 며칠 후면 재건축으로 인해 이사를 가게 됐다. 떠나도 여기 생각이 많이 날 것”이라며 섭섭해 했다.

‘말을 앞세우지 말고 행동을 앞세우라’는 가훈처럼 적극적인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자청해서 통장 일을 맡았다는 황 통장은 통장 일을 하며 받는 월급 20만원을 상대원동 만남의집에 거주하는 12명의 청소년들 우유값으로 지불하고 있다.

여성로타리클럽(수린)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황 통장은 “작지만 어려운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며 “이제 그 즐거운 일에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1년 정도 통장 일을 하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은 손님이 많은 식사시간 때 갑자기 통장업무가 생기는 것이다. 그럴 때면 바로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본의 아니 게 통장 일에 소홀했던 것이 죄송했다고 전하는 황 통장은 ‘앞으로는 최선을 다해서 주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주민 화합과 동네 발전을 위해서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더불어 사는 삶이 즐겁고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황민숙 통장. 그녀의 환한 미소가 화창한 봄 날씨만큼이나 따뜻하다.

박문숙 기자 moons4326@hanmail.net

※ 주변에 특별한 재주가 있거나 따뜻한 삶을 일구는 분으로 추천하고 싶은 통장님이 있으면 <비전성남> 편집실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729-20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