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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의 서재 - 천지간이 하나 되어 노니는 소리

  • 관리자 | 기사입력 2012/12/24 [07:1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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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간이 하나 되어 노니는 소리
성남시립국악단 김만석 감독의 소요유(逍遙遊)

천지간의 모든 것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모든 것을 잠시나마 쉬면서 즐기게 하는 이, 성남시립국악단 김만석(48·분당구 야탑동·사진) 상임지휘자다.


80년대 초, 사물놀이 공연을 보고 끌림처럼 국악을 전공한 그는 2005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을 필두로 본격적인 지휘자가 됐고 2012년 1월, 2005년 창단한 성남시립국악단의 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됐다. 

“국악은 우리 민족의 삶이 밴 음악으로 19세기에 서양음악이 들어오면서 시대 흐름의 변화에 따라 자주 접하진 않아도 고유의 옷과 마찬가지”라며 “평상복은 아니지만 수천 년의 문화와 정신이 깃든 우리의 옷, 한복을 잊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한다.

70여 명으로 구성된 성남시립국악단, 단원 간의 화합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그는 국악기에 맞게 직접 작곡하고 편곡한다. 각각의 악기들이 한 소리를 내고 그 소리가 공명을 일으켜 청중들이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낼 때 더할 수 없이 좋다. 

“음악이 모두에게 쉬울수는 없지만 공통언어로, 듣는 분들이편하게 즐기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마음이 정화된다면 더 바랄 게 없고 가장 좋은 연주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음을 수직빌딩처럼 쌓는 것이 서양음악이라면 국악은 수평선처럼 옆으로 펼쳐져, 책을 반쯤 펴 놓은 한옥의 맞배지붕의 곡선과도 같아 한국인의 정서와 잘 맞는다”는 김 감독.낮은음으로 시작해 높은음으로 맺는 서양음악과 달리 대부분 높은음으로 시작해 낮은음으로 끝을 맺으나 다시 풀어주는 국악, 그래서 시작과 끝이한 공간에 있는 우리의 음악은 오장육부를 통해 나오는 소리를 닮았다.

김 감독은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회 외 복지관과 요양원, 기업체와 초·중·고교 등 시민 가까이 ‘찾아뵙는 연주회’도 개최한다. 

“입은 혜택을 환원하는 의미와 시립국악단으로서 당연한일”이며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걸 보면 효도한 것 같아 매우 흡족한 그는,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로 활동할 당시 감독이었던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 선생을 존경한다.

“논어를 통해 사람살이를 넌지시말씀해 주셨고, 문제의 관점에 따라해결책이 달라지는데 선생님께 그 영향을 받았다”며 “문제에 부딪혔을 때‘그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깊이생각하고 결정한다”는 그는, 단원들을 먼저 생각하는 곡선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이다.

국악을 널리 알려 사람들이 ‘습성’처럼 즐길 수 있고 시민의 공간인 성남아트센터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있도록 그는 단원들과 함께 교량이 되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라 즐겁고 배우고 익히면서 즐기기 때문에 평생이 즐거울 것”이라는 김 감독은 그의 음악이 사람을 쉬게 하듯 최인호 작가의 『소설 공자』를 보면서 휴식을얻는다.

곧 새해다. 김 감독은 오는 1월 23일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신년음악회로 계사년 새해를 열 예정
이다.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