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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의 빛나는 엉덩이! 늦반딧불이 모니터링 현장

  • 박인경 | 기사입력 2013/09/06 [11:2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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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 자연환경 모니터들의 늦반딧불이 모니터링 현장

 2013년 9월4일, 자연환경모니터들을 따라 길을 나섰다. 매일 밤 산길을 다니며 늦반딧불이 모니터링을 한 지 9일째. 작년에 보았던 반딧불이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모니터들은 율동으로 차를 달렸다. 
 
성남시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는 늦반딧불이,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다. 늦반딧불이는 다른 반딧불이에 비해 크기가 크다. 늦은 밤에 나타나는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와 달리 늦반딧불이는 저녁 8시 전후, 어둠이 살짝 내려앉은 시간에 불을 켜고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지난 6월7일부터 8일간 열린 ‘시민과 함께 하는 반딧불이 체험’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체험을 할 때는 인공번식 시킨 반딧불이들을 날려 보내지만 성남시의 체험행사에서 본 반딧불이들은 성남시에 자생하고 있는 반딧불이다. 성남시에는 반딧불이가 자연 서식하는 곳이 40여 곳이 있다. 이런 서식처는 성남시 자연환경모니터들이 어둠 속 산길도 마다하지 않고 다니며 찾은 곳이다. 시민 자연환경모니터들은 성남의 생태지도 작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후레시 불빛도 없이 반딧불이를 찾아다니는 자연환경모니터들은 어두운 산길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도 했다. 여름 동안 높고 무성하게 자란 풀숲을 헤치며 걷기도 하고 제법 단단해진 찔레의 가시에 찔리기도 했다. 길이 없는 곳은 만들어 가고 고라니의 울음소리에 잠시 멈칫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딧불이를 보았다는 동네 주민의 말 한 마디면, 반딧불이의 빛나는 엉덩이를 보면 지난해처럼 다시 반딧불이를 보게 되어 다행이라고 했다. 환경모니터들은 도시가 개발되어 가면서 반딧불이가 많이 줄어들었음을 안타까워했다.
 
 애벌레도 깜빡깜빡 빛을 내는 반딧불이는 주홍모자로 포인트를 준 멋쟁이 신사의 모습이다.
칡덩굴 틈에서 반짝이는 작은 불빛, 어느 틈에 눈앞에 날아와 있는 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모니터링 현장에는 설레임과 다시 만난 안도감이 함께 있었다.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