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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체형전문 양복 만들기 50년!

전국기술인정 375호 ‘대동양복점’ 김영도 장인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09/24 [15:2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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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을 피워 옷을 다리고 연탄불에 풀을 끓이던 어려운 시절, 양복쟁이가 신랑감으로 인기가 있었다는 양복기술 50년 장인 김영도(67·성남동)씨. 18살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설득해서 양복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데 10년이 걸렸다.

1974년 ‘단대동’ 이름을 따서 ‘대동라사’로 양복점 문을 열면서 40년 지기 성남사람이 됐다. 일 년 후 자리를 옮긴 곳이 모란. 모란시장 건너편 오래된 양복점을 모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시대 변천에 따라 잠시 ‘대동라사’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어디까지나 ‘대동양복점’이라고 했다. 양복이란 곡선체를 평면도에 그리고 다시 입체로 가공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다림질 처리법, 심지조작법, 앞 어깨, 등 어깨, 다트의 분량, 위치 등 여러 각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김 사장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견도기(어깨 재는 각도자)를 만들 생각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우기도 했다.

드디어 2년 후 철공소에서 직접 제작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견도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성남의 거인, 고 이경호 씨의 특수체형 옷을 만드는 데도 활용했다. 현실적으로 맞춤복을 찾는 이가 드물어서 그렇지 김영도 사장이 만들지 못하는 옷은 없다. ‘헌옷 고쳐 입기’ 운동으로, 체형이 변해 맞지 않는 옷을 수선해 줘 고객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오직 ‘연구하는 기술자’의 삶을 실천해온 그는 목욕탕에서의 실제체형 연구뿐 아니라 비만체, 굴신체 등을 정밀하게 파악해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도 편안한 옷을 만들어 주게 됐다고 한다.

수기로 일일이 기록해놓은 ‘재단법과 보정법’은 그가 남겨놓은 양복계의 ‘백서’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옷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입게 하는 것도 본인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양복 착장 가이드’ 4천 부를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하고, 우편을 보내서 장소에 따라 의식에 따라 입는 방법이 달라져야함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지금 성남시의 1사업 1업체로 구성된 50여 직종의 상공인연합회에서 유일하게 양복직종인으로 가입해 경로잔치, 장학금전달, 사랑의 쌀 전달 등 회원으로서 봉사하며 사무국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신사복기술연구발표회에서 신사복기술고시 우수상과 제18회 복장문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건강과 신용과 기술은 일생의 자본’이라는 자신의 좌우명으로 직접 주례사를 했다. 앞으로도 옷을 만드는 일과 공부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는 성남사람 김영도 씨의 아름다운 예술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기를….

대동양복점 031-754-9184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