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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린이 금융소비자교육이 필요합니다

[강사 체험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11/21 [12:1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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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초 육아휴직 중 성남소비자시민모임에서 주관하는 ‘어린이 금융소비자 경제교육 강사 양성과정’ 공고문을 보게 됐다. ‘아빠 선생님’이 된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일념으로 선뜻 신청했다.
요즘 드라마 ‘미생’의 배경인 종합상사 재직 시절부터 세계 무역현장을 누비며 글로벌 금융에 대한 나름의 주관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나라 밖의 살벌한 금융 현실이 우리의 일상에 시시각각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오늘날, 금융의 실체에 대해 주체적이고 명확한 인식이 선행된다면 도덕성과 공존의 가치가 부재한 금융 현실이 10년, 20년 후에는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부모로서의 바람도 참여의 동기가 됐다.
교안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금융자본주의의 부작용이 만연한 시대이니 어릴 때부터 현실을 직시하라며 기본상식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다짜고짜 비판적인 내용만 쏟아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시중 교재에 나와 있는 내용만으로는 뭔가 아쉬웠다. 수개월에 걸친 열띤 토론과 고뇌 끝에 우리 아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경제와 금융 상식이 듬뿍 담긴 교안이 탄생했다.
10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성남시 관내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금융소비자경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 스스로 가정의 소득과 소비 활동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돈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 현명한 소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금융과 은행의 탄생에 대해 구연동화의 형식으로 풀어내 교육한다.
아이들이 자본주의와 그 성장 엔진인 금융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경기순환과 금융(빚)의 부작용까지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구성했다. 아이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고, 각종 교구가 동원된 색다른 교육에 반응도 뜨거웠다. 어린이 금융소비자 교육이 좀 더 지속적으로 확산된다면 훗날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세계와 우리나라 금융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리라 확신한다.

남우진 성남소비자시민모임 금융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