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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님 통장님 우리 통장님⑥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6/25 [15:1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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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구 복정동 2통  양 순 이 통장

동네 토박이집 맏며느리답게
‘복정동 맏언니’노릇도 ‘톡톡히’

대를 이어 수정구 복정동을 지키고 있는 2통장 양순이(49·사진 오른쪽) 씨. 성남과의 인연은 2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복정동 토박이로 400년째 집터를 꿋꿋이 지키는 39대 종손 집에 맏며느리로 시집왔다.
시부모님 모시고 두 자녀의 엄마로서 열심히 살던 중, 2004년 복정동 개발이 서서히 진행되어 가더니 원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고 다른 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들어왔다. 유난히 옛것을 보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던 시부의 뜻을 받들어 2004년 통장 일을 시작하게 됐다. 복정동의 유래가 담긴 ‘복우물 유래비’(사진 아래)를 사비를 들여 손수 만들 정도로 ‘원뿌리’를 지키는 데 애착이 있는 시아버지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처음에는 서먹하기도 했지만 4년간 통장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주민들을 만나기만 해도 반갑고 즐겁다는 양 통장. 어려운 이웃돕기 대상으로 추천해 드렸더니 오히려 고맙다며 치약을 사들고 오신 어르신을 잊을 수가 없다며 미소를 짓는다.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 있는 주민을 적극 발굴해 도와주는 한편 동네 수급자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는 등 ‘소리 없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이기주의를 버리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해 최선을 다하면 행복해져요. 내가 부모님께 잘하면 자식들도 본받아요.” 양 통장의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2년째 지체 5급(상지기능)인 시부(76)를 일주일에 세 번씩 병원에 모시고 다닌다. 부모님이 외출할 때면 그림자처럼 따르다 보니 어느새 지역주민의 본보기가 되었다. 최근 제36회 어버이날 효행자로 성남시장 표창을 받은 소감을 묻자 ‘그냥 내 부모니까 스스럼없이 대했다’며 잘한 것도 없다고 말끝을 흐린다.
젊은층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기에 그는 듬직한 ‘복정동 맏언니’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새댁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이런저런 상담도 해준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 부모를 귀찮아하는 경우도 종종 봐요. 그럴 때마다 나중에 우리도 늙어 간다며 어르신들이 남은 생애를 편안히 사시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득시키기도 하죠.”

‘원뿌리를 지켜야 한다’는 시부를 존경한다는 양 통장은 자기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살고 싶은 바람이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시부모, 남편, 딸, 아들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다 크면, 사회복지나 노인복지 분야에서 일해 보고 싶습니다.”

- 복정동 주민센터 729-5841 
- 박문숙 기자 moons432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