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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경기도 공예품대전 목칠부문 동상 김경심씨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7/24 [15:3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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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은 자기를 희생해서 남을 돋보이게 하는 물질”
생칠분야 장인과의 결혼으로 시작된 ‘옻칠 사랑’ 20여 년


목칠공예의 대표적 도장 재료인 옻칠은 채취방법에 따라 생칠과 화칠로 나뉘는데 생칠은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모시에 걸러 불순물을 제거하고 송진유를 섞은 후 다시 명주솜을 댄 모시에 한 번 더 걸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제38회 경기도 공예품대전(6.4~9)에서 성남시는 단체 우수상을, 김경심(50․중원구 성남동) 씨는 괴목에 생칠을 입히고 자개를 붙인 과기로 목칠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옻은 자기를 희생해서 남을 돋보이게 하는 물질이에요. 방수, 방부, 방충작용이 있어 오래 쓰지요.” 옻 사랑에 빠진 주인의 손에 놓인 수상작품. 칠기의 신선함과 매끈하고 아름다운 자태, 괴목의 선과 생칠의 적포도주색이 어우러져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녀와 생칠과의 인연은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성남지회 이사이며 생칠장 이수자인 남편 이성근(52) 씨와 결혼하면서 시작됐다. 이성근 씨는 1970년에 해남에서 올라와 38년 동안 줄곧 생칠분야에만 매달린 장인이다.
“첫애 낳고 남편일 거들며 배웠으니까 벌써 22년이 되었네요. 옛날에는 공과금 내기도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생활은 될 만큼 일이 들어와요. 사람들이 전통공예를 인식하는 눈이 좋아 졌어요.” 친구가 무상으로 제공해 준 작업실에는 사찰 현판과 불상, 목기, 고가구들이 장인의 손으로 거듭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사포질 끝에 초칠을 하고 삼나무로 만든 건조장에서 건조를 시키고, 다시 다듬고 칠을 하여 나무 눈매를 메우고….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같은 공정을 7~8회 반복한다. 이 일에 관심 있는 사람은 종종 있지만 힘들고 워낙 수익성 낮은 일이다 보니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없단다. 두 자녀도 마찬가지다. 

“일거리가 끊임없이 들어와서 계속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우리의 첫째 바람이고요. 남편이 전통공예 전승자로 지정됐으면 좋겠어요.” 아내의 현실적인 바람을 묵묵히 듣고 있던 남편 이 씨가 더 간절한 바람을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문화재 수리 기능인 자격증을 살려 숭례문 복원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칠만큼은 전통기법으로 제대로 해서 오래 보존하고 싶거든요.” 

올해 1월에는 ‘만년생칠방’이란 이름으로 홈페이지도 오픈했다. 사라져 가는 우리의 것을 계승하는 그들이 정말 소중하고 아름답다. 

성남시민속공예전시관 749-7970
구현주 기자 sunlin-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