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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글이 제2 모국어”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9/24 [18:1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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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다문화 가정 한글 교육
문화 이해와 자녀양육에 큰 도움 돼

한글은 배우기 쉽다고 해서 ‘아침 글자’라고 한다. 단 하루면 배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한글을 배우고 익히며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 뉴엔 티 탕후엔(26·중원구 중동) 씨다.

그녀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지 2년 9개월 된 주부다. 신구대학 평생교육관에 위치한 ‘성남시 결혼 이민자 가족 지원센터’에서 한글을 배우면서 베트남에서 온 결혼 이민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보조강사다. 한국인 교사와 학생들의 교량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글 교육은 첫걸음반부터 고급반까지 여섯 반이며 학생 수는 총 80여 명이다. 

“처음엔 한글이 무척 어려웠는데 욕심 부리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익히다 보니 어렵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 고 했다. 지난 3월부터 첫걸음반 학생들의 숙제와 받아쓰기를 돕는 그녀는 학생들이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실생활에서 도움을 얻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다. 본국에서의 학력 수준과 언어력, 이해력이 어느 정도 발달 되었는가 등, 특히 가족의 도움이 큰 영향을 미친다. 가족 간 의사소통이 얼마만큼 원활한가에 따라 빠르게는 일 년, 더디게는 삼 년 정도 걸린다. 가정생활에서 부부갈등이나 고부갈등, 자녀양육의 어려움은 언어 소통이 되지 않아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해결책을 찾는다.
현재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는 한국의 문화와 언어에 어려움을 겪는 결혼 이민자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이민자 가정이 센터를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그녀는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은 물론 자녀양육에 큰 도움이 된다. 센터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젠 가족과 언어소통이 원활하다는 그녀와 중국에서 시집 온 최연분(36) 씨는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도 중요하다. 한글은 맞춤법, 띄어쓰기, 문법이 가장 힘들다”며 “상가의 간판글자에 맞춤법 틀린 것이 많다. 처음엔 내가 잘못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한글을 바르게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혼 이민자이기 때문에 세 살 박이 딸아이가 두 개 국어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그녀는 그들이 언어소통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보조강사다.
아름다운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 땅에 뿌리 내리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는 일은 아닐까.

성남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740-1175
조민자 기자 dudlfd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