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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을 보는 새로운 눈, 신구대식물원 라일락 축제

신구대식물원 라일락 축제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5/09 [13:4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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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을 보는 새로운 눈, 신구대식물원 라일락 축제
5월 7~ 29일 열려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오후 5시, 해가 이글거린다. 북서쪽으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아지랑이를 뿜어내듯 흔들거리며 발걸음을 따르느라 지쳐보인다. 평소 같으면 이 언덕배기를 언제 오르나? 불평했을 텐데, 오늘은 이 동네길이 내게 다르게 다가온다. 집까지 가는 길에 미션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길게 뻗은 차도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난 동네를 탐색해야 한다, 라일락을 찾아서.
▲ 동네라일락     © 비전성남
 
이삼층집 주택이 늘어선 상대원에는 대문앞, 계단, 옥상에 집주인의 개성을 드러낸 화단이 가득하다. 수국, 패랭이, 나팔꽃, 능소화나무, 담쟁이 등 많은 식물 중에 동네에 한 집에는 꼭 있는 공통된 식물이 있다. 라일락. 우리가 흔히 보는 하트 모양 잎의 라일락은 불가리스(vulgaris)다. 
▲ 동네화단     © 비전성남
 
 수수꽃다리(한국), 라일락(lilac), 정향나무(중국), 유럽에서는 리라(lilas 또는lila) 등 자라는 지역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라일락은 이국적인 이름을 가졌다. 그에 비해 집을 나서면 사방 100미터 안에는 라일락이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싶을 정도로 우리 생활 아주 가까이에 있는 식물이다. 
라일락은 봄의 끝자락을 화려한 색으로 물들이고, 봄공기를 세련된 향기로 가득 채운다. 또 한가지 라일락은 놀랄 만큼 다양한 품종을 가진다. 5월에는 세계 곳곳에서 라일락 축제가 한창이다. 우크라이나의 그리시코국립식물원, 일본의 사포로, 캐나다 온타리오, 미국 뉴욕의 로체스터 등 길게는 1898년부터 라일락 축제가 열리고 있다.
▲ 신구대학교 식물원 라일락 축제     © 비전성남
 
▲ 우크라이나 그리시코 라일락축제 (출처: http://io.ua/10016246p)     © 비전성남
 
신구대식물원(성남시 상적동)에는 80종의 라일락이 꽃을 피웠다. 식물원은 2015년 라일락 품종전시회 이후 올해는 라일락축제를 준비했다. 라일락축제는 2016년 5월 7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 라일락축제 포스터     © 비전성남
 
하늘정원에서는 30종, 라일락정원에 들어서면 80종의 라일락을 만나볼 수 있다. 라일락축제에서는 라일락 그림그리기, 페이스페인팅, 라일락 전문가와 함께하는 라일락 해설투어(오전 11시/오후 3시, 50분간 진행)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참가비 1만원을 내고 라일락 삽목체험도 해 볼 수 있다.
▲ 라일락 그림그리기     © 비전성남
 
▲ 라일락 팔리반     © 비전성남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키작은 라일락, 팔리빈(Meyeri Lilac, Palibin)을 삽목하는데, 이렇게 심은 라일락은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식물원에서 2~3달 동안 돌봐준 후 참가자에게 개별연락해 화분을 가져가게 된다.
▲ 삽목체험     © 비전성남
 
하늘정원에 오르면 30종의 라일락을 만나볼 수 있다. 라일락은 복엽, 단엽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보는 라일락은 대부분 단엽인데, 어떤 라일락은 마주보는 입을 달고 있다.
 
하늘정원 한 코너에는 우리나라 자생 라일락 5종이 전시돼 있다. 자생라일락은 사실 6종인데, 식물원에서 수집하지 못한 한 종은 북한에 있다. 북한에 있는 수수꽃다리까지 포함해 우리 자생라일락을 한눈에 보는 날이 곧 왔으면 좋겠다. 식물원에 전시된 5종의 자생 라일락은 개회나무, 털개회나무, 버들개회나무, 꽃개회나무, 섬개회나무다. 각기 특징을 가진 모습이 볼수록 사랑스럽다.
▲ 우리나라 자생 라일락     © 비전성남
 
▲ 우리나라 자생 라일락~     © 비전성남
 
식물원에서 라일락 연구를 담당하는 이재선 연구운영과장은 “라일락은 잘 키우면 100년도 넘게 사는 식물이라면서 라일락이 자라 화려하게 만발한 꽃을 만나보려면 우리에게는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피력한다. 2주간의 라일락 축제 동안 많게는 하루에 1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우크라이나 그리시코국립식물원의 방문기를 들려준다. 2차 대전 이후에 만들어진 이 식물원의 라일락 정원은 이제 키 큰 나무가 돼 그늘을 만들고 그 나무 아래를 걷는 이들에게 라일락 향기를 전한다. 
▲ 라일락 해설투어     © 비전성남
 
 라일락은 식물자원으로도 아로마테라피나 약재로서도 그 쓰임이 많다. 흰색 라일락 꽃은 서양에서 부케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영원한 사랑을 뜻하는 라일락, 기다림 끝에 만나기에 영원할 수밖에 없는 사랑일 것이다.
 
 싱그러운 5월, 신구대식물원에 방문해 라일락 향기 너머 라일락 품종의 다양함을 경험하고 우리의 소중한 자연자원으로서 라일락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라일락을 보는 새로운 눈으로 우리 뇌는 5월만큼이나 싱그러워질 것이다.
 
박정호 기자 mandyj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