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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님 통장님 우리 통장님(10)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10/23 [15:5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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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구 은행2동 38통 배문혁 통장
어르신 효도관광 시키는 ‘우리 동네 배 서방’

중원구 은행2동에 17년째 거주하며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매년 2회 봄, 가을로 효도관광을 시켜 드리는 배문혁(51) 38통장이 있다.

배씨는 25년 경력의 베테랑 관광버스 기사다. 관광객을 모시고 전국을 다니지만 한 번도 어머니를 모시지 못한 게 한이 됐다. 그래서 1992년, 어머니와 친구 분들을 모시고 관광을 가기로 약속했다. 처음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관광 한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가는 날 1개월을 앞두고 어머니는 고혈압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예약된 날 어머니 친구 분들만 모시고 관광을 다니는 동안 가슴은 내내 찢어졌다고 한다. 그때를 계기로 아버지와 동네 어르신들에게 일년에 두 번씩 무료관광을 시켜 드리고 있다. 
들어가는 경비는 매달 월급에서 20만 원씩 떼어 적립한다. 아내 이남형(48) 씨는 처음엔 불만이었으나 지금은 음식을 손수 만들고 먼저 챙길 정도라고 한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남편이 술도 끊고 행복해하니까 저 역시 즐겁고 보람 있어요.”

점차 미담이 알려지면서 도와주는 통·반장도 생겼고 정채진 시의원도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배씨는 1991년 33세 노총각 때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17년 동안 홀아버지를 모시며 아들 배테랑(17)과 늦둥이 딸 서현(4)이와 살고 있다. 온갖 피로와 괴로움이 있어도 서현이만 보면 다 잊는다며 ‘딸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은근히 딸 자랑이다.

그는 평소에도 에너지절약, 깨끗한 골목길 가꾸기 등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어른들을 모셔서 그런지 겸손이 몸에 배어 있다고 서은원 은행2동 주민생활지원팀장은 말한다. 

사위처럼 자상하게 돌봐준다고 붙여진 이름이 ‘배 서방’.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보다 좋은 안내를 하기 위해 우리나라 관광지와 명승지를 공부한다. 자신의 부모도 귀찮아할 만큼 세상인심은 나빠지지만 내년 봄이면 그는 어김없이 효도관광을 떠날 것이다. 그런 배 서방이 있기에 은행2동 어르신은 행복하다.   

은행2동주민센터 729-6711
박문숙 기자 moons432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