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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 장인 이덕영 성남시 민속연보존회장

  • 관리자 | 기사입력 2009/01/27 [14:3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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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날리기는 사시사철 즐기는 생활스포츠”


15년간 수천 개 연 만들며 기술 가르쳐
1월 13일 오전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삼부아파트 자택. 성남민속연보존회 회장 이덕영(55) 씨는 가로 40㎝ 세로 48㎝의 연을 날렸을 때 가장 잘 날 수 있다면서 나름 “15년 동안 수천 개의 연을 만들며 연이 가장 잘 나는 비율을 터득한 수치”라고 말했다. 대나무 살과 좋은 한지, 비율이 잘 맞아야 한다고.
지난해 11월엔 전국에서 온 연의 장인 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열린 서울 시장배 연날리기대회 연싸움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씨는 15년 전부터 성남에서 전통 연을 만들고 시민들에게 보급해 온 연의 장인이다. 2000년 9월엔 세종문화회관 ‘한국전통연전시회’에 작품 2점을 출품할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을 갖고 있다. 이 씨가 만들어 소장하거나 보급해 온 연은 400여 개에 이른다. 그가 펼쳐 놓는 연은 각시탈, 도깨비, 용, 대나무, 쥐부터 돼지까지 12지상 등 그 문양이 다 다르고, 복을 기원하는 수복(壽福)이라는 한자도 각양각색으로 연을 장식하고 있다. 동서양 문양을 담은 책을 보면서 독학을 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직접 대나무를 깎아 형들에게 방패연을 자주 만들어 주었고, 7남매 중 막내인 그는 세 형들이 연싸움을 하면 그 끊어진 연과 실을 주우러 다니기만 했다. 결국은 아버지를 졸라 연 만드는 법을 배웠단다. 잊고 지내다가 15년 전 우연히 한강에 나갔다가 연 날리는 모습을 본 그때부터 그의 끼는 발동했다. 이 씨는 나전칠기 장인이었던 선친 이현옥 씨로부터 연뿐만 아니라 나전칠기 기술을 인수받아 현재 가업을 잇고 있다. 나무에 은상감이나 나무상감을 하는 것은 그 만이 갖고 있는 기술이다. 

1997년부터는 성남민속연보존회를 만들어 유치원, 동 주민자치센터, 성남문화원에서 연 제작을 가르치고 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에겐 누구나 연을 가르쳐 준다. 성남민속연보존회는 1992년부터 성남시 연날리기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제8회 성남시 정월 대보름 축제가 열리는 2월 8일, 분당구청 광장에서 각양각색의 연날리기 대회가 있다. 연은 무료로 나눠주며, 참가희망자는 당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신청할 수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 어머니와 딸이 연을 날리면서 즐거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그의 집을 나서려는 순간 서울공항에서 연싸움을 하자는 회원의 전화가 걸려왔고, 그 와중에도 이 씨는 “연은 액막이나 소원성취로 정월에만 날리는 것이 아니라 사시사철 즐기는 생활스포츠라고 하는 말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연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은 016-325-0547로 연락하면 된다.

장영희 기자 essay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