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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서지간 “한집에 살아서 좋아요!”

  • 관리자 | 기사입력 2009/01/27 [14:4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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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서 시집온 마리카∙딜후모르

수정구 태평동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성남으로 시집 와 국경을 넘는 아름다운 사랑과 꿈을 키우며 정붙이며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이 있다. 샤키로바 마리카(26)와 헐마도바 딜후모르(26) 씨는 서로 동서지간으로 같은 집에 살고 있다.
어린이집이 방학해 집에 있는 마리카의 4살짜리 아들 민준이는 낯선 사람의 방문에 상 뒤로 숨어 얼굴만 내밀고 웃는데 딜후모르의 4개월 된 유석이는 아주 잘 웃는다.

마리카는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살뜰히 아껴주신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정말 슬프고 외로웠다고 한다. 남편과 시동생과 많은 의논 끝에 시동생의 배필로 자기 나라 사람을 짝지어주기로 하고, 고향인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시겐트에서 떨어진 도시 나만간에서 지금의 동서 딜후모르를 중매해 가족의 연을 맺었다.
마리카는 딸 넷 중 첫째 딸이고, 딜후모르는 4남3녀 중 6번째 막내딸이다. 한국에서는 첫째가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관례지만 우즈베키스탄은 막내가 모시는데 한국처럼 그곳에서도 부모님이 결혼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단다.
딜후모르는 시집온 지 2년차다. 한국어가 서툴지만 옆집 아랫집과 소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데 음식은 아직 적응이 덜 돼 고향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며 한국음식은 무엇이든 잘 먹고 즐겨 먹는 결혼 5년차 마리카를 부러워한다.

형님인 마리카가 한글보조강사로 나가거나 유치원에 우즈베키스탄 문화소개를 나간 날은 딜후모르가 가정 일을 한다. 딜후모르에게 있어 마리카는 시어머니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딜후모르는 시집와 한국에 살면서 “같은 나라 사람이 한집에 있다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서로가 의지가 되는 두 사람은 남편(우즈베키스탄 말을 잘한다)을 끔찍이 사랑한다. 잠시 같은 동네 고모님 댁에 계시는 시할머니(87)와 아직 일을 놓지 않고 계시는 시아버지(63)를 모시고 사는 것이 작은 바람이라는 두 며느리의 효심과 야무진 살림살이는 한 가정의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말로 인사를 부탁했다.
“아싸로무알레이꿈”(안녕하세요.)
 “하이르”(안녕히 가세요.)
마리카와 딜후모르는 어느새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 되어가고 있다.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