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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전하는 건강이야기] 눈에 안 보이는 현미경적 혈뇨, 너무 걱정 마세요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3/22 [11:4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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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가 소변검사 결과혈뇨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 내가 모르던 큰 병이 있지는 않을까?’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을뿐더러 눈에 보이지도 않아 우리를 곤란하게 하는 이런 혈뇨는 왜 생기는 걸까요?
 
혈뇨가 보인다면 검사해 보세요
혈뇨는 크게 육안적 혈뇨와 현미경적 혈뇨로 구분되며 눈에 보이는 소변 색이 붉으면 ‘육안적 혈뇨’,육안으로는 멀쩡한 것 같지만 소변검사를 했을 때 적혈구가 검출되면 ‘현미경적 혈뇨’라고 합니다.

육안적 혈뇨 증세가 있으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하는데, 특히 중년 이상의 남성이라면 혈뇨 증상을 통해 방광암, 요관암 등이 발견될 수 있으므로 가까운 비뇨의학과에서 CT와 방광내시경 검사까지 모두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현재 흡연을 하고 있거나 과거 오랫동안 흡연을 한 경험이 있다면 꼭 검사를 받도록 합니다.

현미경적 혈뇨는 소변을 받은 검체를 고배율의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적혈구가 발견되는 증상입니다. 적혈구가 몇 개 이상 나와야 현미경적 혈뇨라고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대부분 고배율 시야당 5개 이상의 적혈구가 보일 때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첫 소변검사에서 현미경적 혈뇨가 발견된 경우에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재검사를 통해 혈뇨가또 검출되는지를 확인하고, 그런데도 두 번 이상 혈뇨가 나타나면 정밀 검사를 권해드립니다.

현미경적 혈뇨는 왜 나타날까요
육안적 혈뇨는 대개 원인이 분명한 반면, 현미경적 혈뇨의 가장 주된 원인은 놀랍게도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입니다. 먼저 소변을 볼 때 요도가 따갑고 아프거나, 아랫배가 불편하고 옆구리가 결리는 등 비뇨기적 증상이 있다면 방광염이나 신우신염과 같은 염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장이나 요관· 방광에 결석이 있을 때나, 혹은 방광암이나 요관암, 신장암, 전립선암 등의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도 혈뇨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그 외에 IgA신증과 같은 내과 질환도 관련이 있어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병원을 방문하면 이런 염증, 결석, 종양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사의 판단 및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 소변검사, CT 및 방광내시경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참고로 최근에는 방광내시경 검사 시 연성내시경이라 불리는 얇고 부드러운 내시경을 사용해 통증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암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무증상 현미경적 혈뇨가 있는 환자에게서 암이 발견될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성별과 나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50대 여성과 남성에서 암발견율은 각각 2% 미만이고 60대 여 4.5%, 60대 남성 7.9%, 70대 여성 4.5%, 70대 남성에서는 17.4%입니다. 40대 이하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40대 이하 젊은 환자에게서 발견되는현미경적 혈뇨는 신장 자체의 문제인 내과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남성에게서 암 발견율이 높은 이유는 방광암이나 요관암 등이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건강검진에서 예기치 않은 혈뇨이야기를 듣더라도 ‘현미경적 혈뇨가 있구나’라고 생각하시고, 증상이 없는 혈뇨라도 큰 병이 나올 확률은 높지않으니 일단은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고 일정 기간 후에 소변검사를 다시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재검 전에는 과격한 운동이나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정확한 검사에 도움이 되며, 여성은 생리 중일 때 혈뇨 증세를 보일 수 있으므로 기간을 고려해 검사를 받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