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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동공원서 성남 깃대종 ‘파파리반딧불이’를 만나다

2019년 '파파리반딧불이' 서식처 탐사체험 시작… 6월 5일까지 6회 운영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6/02 [14:2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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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밤, 율동공원 피크닉장 주차장으로 모여드는 차량들     © 비전성남
 

5월 31일 밤 10시가 넘은 시간, 평일이라 평소 같으면 인적이 드문 율동공원 피크닉장 주차장에 차량이 하나 둘 도착했다. 10시 30분부터 시작될 반딧불이 탐사를 신청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이다. 

    

성남시 환경정책과는 성남시민을 대상으로 탐사 참가자를 모집했다. 5월 15일부터 신청받아 360명을 모집한 이번 탐사는 금세 신청이 완료됐고 각 회차마다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행사였다.

    

한낮엔 제법 더웠는데 밤이 되자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다. 따뜻하게 겉옷을 챙겨 입고 트렁크에서 야외용 돗자리를 꺼내 행사장에 자리 잡은 반딧불이 탐사가족들은 먼저 소쩍새들의 울음소리와 인사를 나눴다.

    

고요한 밤에 들리는 소쩍새 소리는 잠시 후 앞둔 반딧불이와의 만남을 더욱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우리 조상들은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반기며 소쩍새가 “소쩍다 소쩍다”라고 울면 '가을에 추수할 곡식이 많아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의 소리로 들으며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했다.

    

반딧불이는 매년 이렇게 소쩍새 울음소리가 들리고 작약이나 찔레꽃 피는 시기에 보인다.

    
▲ 반딧불이 강연 중인 들꽃농원 마시황 대표와 체험 참가자들     © 비전성남

    

참가자들이 모두 모이고 오후 10시 30분이 되자 환경정책과 김성수 주무관이 탐사를 소개한 뒤 들꽃농원 마시황 대표의 반딧불이 강연이 시작됐다.

    

성남의 깃대종인 반딧불이는 세계적으로 2천여 종이 있지만 성남시내 54곳 반딧불이 서식지에서는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늦반딧불이가 관찰된다. 이번 탐사에서는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관찰되는 파파리반딧불이를 보게 된다.

    
▲ 환경정책과 - 성남시 깃대종 3종 중 하나인 파파리반딧불이     © 비전성남

 

반딧불이는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의 단계를 거치는 완전탈바꿈 곤충이다. ‘개똥벌레’라고도 불리는 반딧불이는 자기 몸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곤충으로 수컷은 발광기관의 끝 두 마디에서 빛을 내고 암컷은 한 마디에서만 빛을 내 수컷이 더 강한 빛을 낸다.

    

수컷은 성충이 된 후 약 10~14일을 생존하며 짝짓기를 한 후 한살이를 마치며, 반딧불이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불빛은 사랑을 위한 신호다. 수컷만 날아다니며, 암컷은 속날개가 없어서 날지 못하고  땅에만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반딧불이의 빛은 빛의 세기와 간격 또한 종에 따라 다르다. 이번 탐사에서 만날 파파리반딧불이는 가장 짧게 빛을 발하지만 다른 반딧불이에 비해 빛이 훨씬 밝다. 애반딧불이는 유충시절을 물속에서 보내며, 파파리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는 습한 육상에서 자라면서 다슬기와 물달팽, 연체동물을 먹고 산다.

 
▲  본격적인 반딧불이 탐사를 기다리는 참가가족들   © 비전성남

 

마시황 대표의 강의에 이어 성남시 자연환경모니터 5명(이현용·채창희·김해순·문경자·조미연)이 참가가족을 3가족씩 나눠 동행하며 본격적인 반딧불이 탐사는 시작됐다.

    

숲길로 접어들면서 도시의 빛이 사라지고 어둠에 눈이 익어갈 즈음, 반짝하며 반딧불이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좀 더 숲으로 들어가자 반딧불이의 불빛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저기 봐", "오~",  "와~" 하며 참가자들의 감탄사가 쏟아지고 "와~ 예쁘다“, ”정말 신기해“라는 말이 이어지며 탐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진행됐다.

 

빛이 없는 숲속이다 보니 반딧불이의 불빛과 함께 하늘의 별자리 관찰도 묘미를 더했고 고라니가 숲을 뛰어다니는 소리는 덤이었다.

 
▲ 탐사에 앞서 반딧불이를 자세히 살펴보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야탑동에서 온 김현희 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이 행사에 처음 참석했다.

 

"15년간 성남에 살았는데 반딧불이 탐사가 성남에서 가능하다는 걸 몰랐어요. 6월호 비전성남에서 행사소식을 접하고 알람을 맞춰뒀다가 신청했어요. 신청자가 많은지 금방 마감되더라고요. 오늘 반딧불이를 처음 봤는데 정말 신기하고 성남에 이런 공간이 아직 남아있다는 게 다행이에요"라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참석한 이매중학교 1학년 임재민 군도 "평소 곤충에 관심이 많았는데 반딧불이를 처음  보게 돼 무척 설렜어요. 실제로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모습을 보니 1cm도 안 되는 몸에서 나오는 빛이 멀리서도 확실히 알아볼 만큼 선명한 것도 정말 신기했어요. 도시의 개발과 오염으로 반딧불이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반딧불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지켜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 참가자 김현희 씨와 아들 임재원·임재민 군     © 비전성남

    

반딧불이는 빛을 내는 물질인 루시페린이 효소 루시페라아제와 산소에 의해 옥시루시페린이 되면서 빛을 내는데 이러한 반딧불이의 루시페라아제 유전자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분자생물학에서는 고등동물과 식물 미생물에 외래 유전자를 집어넣고 그 성향이 나타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고, 루시페라아제 유전자를 식물에 도입해 빛을 내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현대과학이 주목하고 있듯이 반딧불이 유전자는 미래자원으로서 가치도 높다.

    
▲ 반딧불이     © 비전성남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반딧불이는 환경에 민감한 곤충이어서 밤새 켜진 가로등과 차량의 불빛으로  가득찬 오염된 도시에서 살지 못한다.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에게 반딧불이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고 반딧불이의 생태환경와 서식지를 지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 시간이었다.

    
▲ 반딧불이     © 비전성남

 

이번 탐사는 5월 31일을 시작으로 6월 5일까지 모두 6회 운영된다. 반딧불이를 아이들과 함께 직접 관찰하면서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