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낙생면의 농부이고 싶었니라
빼앗긴 산과 물이 젊은 피 끓게 하고 이 땅의 한 서린 눈물 견딜 수 없었니라.”
6월 1일 제9회 의병의 날, 동천 남상목 의병장 순국 111주기 추모제가 판교 낙생대공원에서 열렸다.
김순옥 하모니무용단장의 ‘초혼무’가 영령들의 한을 달래주고, 헌시 ‘동천은 횃불을 들고!’ 낭독은 성남항일의병기념탑이 세워진 낙생대공원을 깨웠다.
성남시립국악단의 식전공연, 의병의 노래, 남상목 추모가(벨칸토합창단) 등 의병의 날을 기리는 성남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은수미 성남시장을 대신해 박철현 분당구청장은 “순국 111주기 추모제는 의병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일제의 모진 고문과 압제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다 33세 젊은 나이에 순국한 남상목 의병장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후손들은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독립투쟁의 역사와 의미를 뜻깊게 지켜내겠습니다”라고 추모사를 대독했다.
성남시의회 박문석 의장, 김병관 국회의원의 추모사에 이어 김대진 성남문화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지난 2개월 동안 10회에 걸쳐 ‘독립 운동사’를 성남시민에게 알렸고 아카데미 수료식 다음날 40명의 수료생이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왔다. 남상목 의병장은 1908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옥고를 치르다 순직했다. 평화와 번영의 뿌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동천 남상목 의병장은 1876년 4월 12일 옛 광주군(현 분당구 하산운동) 낙생면 판교리(너더리)에서 출생, 애국공신 남이홍 장군의 음덕을 기리며 성장했다. 1904년 5월 낙생에서 농민강제노동 착취에 항거해 일경 구타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후 의병운동에 가담하게 됐다.
1906년부터 낙생 등지에서 의병을 이끌고 안성, 용인, 죽산 칠장사의 협곡리 산간벽지 일대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주위의 밀고로 서대문형무소에서 모진 고문과 악형으로 1908년 11월 4일 33세로 순국했다. 1983년 8월 15일 정부 건국공로포장,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2008년 남상목 순국 100주년에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 2015년 광복 70주년 성남항일의병기념탑이 판교 낙생대공원에 건립됐다.
남상목 의병장의 손자인 남기형(남상목기념사업회) 회장은 의병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올린다고 했다. 2015년 성남항일기념탑 건립 당시 예산 부족으로 기념탑 꼭대기에 횃불이 설치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데 앞으로 횃불이 설치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호소했다.
아홉 번째 맞는 의병의 날, 판교 낙생대공원에 모여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마음으로 올리는 한 송이 국화꽃, 향로에 피어오르는 향 내음이 선열들의 넋을 위로하고 나라사랑의 뜻을 기리는 다짐과 추모의 뜻깊은 시간이 됐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